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24 12:25

김기현 "안전핀 뽑힌 수류탄 정말 위험…상상은 자유지만 지나치면 자신 파괴"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사진=정미경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사진=정미경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과거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신군부(新軍部)'에 비유하며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을 호소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 23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남부지법 재판부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에서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비상상황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절대자'로 지칭된 윤 대통령이 신군부처럼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당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배후에 윤 대통령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그는 "(둘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어떤 절대자가 그들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이 전 대표에 의해 거론된 인물들은 물론이고 이른바 '준석맘'으로까지 불리며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까지 이 전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다.

주호영 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독재자가 된 것 같다"며 "당 법률지원단 검토 보고에 비춰보니 절차에 하자가 없고 기각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인데 이게 무슨 법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냐"고 반문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은 정말 위험하다"며 "상상은 자유이지만, 그 상상이 지나치면 망상이 돼 자신을 파괴한다는 교훈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신군부'에 비유한 건 맞지도 않고 도를 지나쳤다며 "정말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24일 BBS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법원 탄원서를 통해 '절대자는 지금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우선 "신군부라는 건 맞지도 않다"며 "윤석열 정부가 진짜 신군부였다면 이준석 대표가 지금 이렇게 떠들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 같다"고 질타했다.

또한 "이는 비유도 맞지도 않고 자꾸 이러면 마음 졸이면서 당과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많은 분들이 얼마나 걱정이 많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는 과거 전두환 신군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신군부에 반대하는 의사표명을 하는 인사들에 대해 곧바로 구속하는 등의 행위를 자행했음에 비춰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신군부라고 표현한 비유가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 및 국민의힘 주요인사들에 대해 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읽혀진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인사들도 이 전 대표의 언행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띄움으로서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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