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5.25 16:18

[뉴스웍스=김벼리기자]지난 24일 일본 함정이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를 달고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함정은 25일부터 열리는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2016)‘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해군 관계자는 “훈련에 참가하는 일본 해군의 구조함인 지요다(千代田·3650t)함과 잠수함인 사치시오(幸潮·2750t)함이 훈련에 앞서 24일 오전 진해항에 입항했다”며 “함수(함정의 앞쪽)에 일본기를, 뒤쪽(함미)에는 욱일승천기를 달고 있었다”고 말했다.

욱일승천기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군기(軍旗)다.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한 뒤에는 사용이 금지됐지만 54년 해상자위대가 창설된 뒤 다시 등장했다.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는 욱일승천기를 군기로 사용하고 있다.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의 한 회원은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깃발이라고 해도 한국 입장에선 욱일승천기를 보면 거부감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문제는 내달 3일 예정된 폐막식에서도 일본 함정들이 욱일승천기를 게양한 채 입항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함정은 국제법상 자국의 영토로 간주되고 있어 한국 해군이 일본 측에 욱일승천기를 달지 못하도록 하는 건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에 갔을 때 함정 앞쪽에 해군기를 달고 뒤쪽에 태극기를 다는 것처럼 일본 역시 해군기로 쓰는 욱일승천기와 일본기를 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군 함정들이 항해·작전시에는 깃발이 파도에 젖고, 깃대에 다른 이물질이 걸릴 수도 있어 함수와 함미의 깃발을 떼지만 자국의 국기와 부대기를 게양하는 게 관례이자 국제법상 의무여서 항구에 입항할 때는 깃발을 달도록 돼 있다”며 “2014년을 포함해 일본 함정들이 지금까지 한국의 항구에 10여 차례 입항했을 때도 욱일승천기를 달고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 정의당 김종대 당선자는 “독도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나 과거사 문제를 고려하면 사전계획 단계에서부터 군이 충분히 설명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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