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8.25 14:39

물가 상승률 '4.5→5.2%' 높여…"거리두기 해제 따른 수요압력 지속·농산물가격 상승 반영"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6%로, 물가상승률은 5.2%로 각각 전망했다. 5월 전망 대비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췄고 물가상승률은 0.7%포인트 높였다.

한은은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감안할 때 경제성장률은 금년과 내년중 각각 2.6%, 2.1%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2분기중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인상 등에 따른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점차 확대되면서 성장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전망치보다는 올해는 0.1%포인트, 내년은 0.3%포인트 각각 하향됐으나 주요국의 성장률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높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가 나빠졌지만 소비가 생각보다 좋았다"며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민간소비는 소득여건 개선과 일상회복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비스소비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국외소비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및 경기 불확실성 증대는 소비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자본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회복이 지연되나 건설투자는 건설자재가격 상승세 둔화,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상품수출은 중국, 미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관수출의 경우 IT 수출은 B2C(스마트폰, PC) 부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단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들어 감소 전환되고 비IT 수출은 화공품·철강·기계가 주요국 수요 부진 등으로 증가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성장에 대한 수출 기여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순성장 기여도는 올해 내수가 1.8%, 수출이 0.8%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내수는 0.2%포인트 상승한 반면 수출은 1.7%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하방리스크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지속 등을 꼽았다. 상방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불안 조기 해소, 소비 회복모멘템 강화, 중국 경기부양책 확대 등을 거론했다.

이외에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와 내년 각각 370억달러, 340억달러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무역수지 적자흐름이 이어지면서 흑자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2021년 4.9%에서 올해 2% 초반, 내년 2%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한편 물가 전망치는 대폭 상향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과 내년중 각각 5.2%, 3.7%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압력 지속,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5월 전망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전망은 5월에 비해 올해는 0.7%포인트, 내년은 0.8%포인트 각각 상향됐다. 이에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7.5%) 이후 처음으로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 물가흐름은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도 외식 등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지난 전망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이 총재는 물가 정점과 관련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봤는데 두 달정도 유가가 상당 폭 하락하면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8월 소비자물가 지표는 7월보다 낮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점이 지났다고 바로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 초까지 5%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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