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9.02 09:24

방기선 "석유류 가격 상승폭 크게 축소…잠재된 물가 불안요인 면밀 모니터링"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두 달간 6%대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둔화되면서 5%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2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5.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어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과 7월(6.3%)에는 6%대로 올라섰다. 8월에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 영향으로 5.7%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된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1~7월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 수준이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5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물가 상승률을 5.2%로 제시하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으나 여전히 5%대로 높은 가운데 수해와 이른 추석 등으로 인해 9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6%대로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당분간 물가가 정점에 이르더라도 여전히 상승률이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굉장히 큰 만큼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0월에도 '물가 대응'을 위해 추가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당분간 물가를 중심으로 한 0.25%포인트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올해 1.00%로 시작해 6번의 회의에서 5차례 올라 2.50%를 기록 중이다. 두 번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번 이상의 인상이 예상된다.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7.6%, 서비스는 4.1% 각각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7.0% 올랐다. 농산물은 10.4%,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3.2%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27.9% 급증했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배추(78.0%), 수입쇠고기(19.9%), 돼지고기(3.8%), 오이(69.2%), 파(48.9%), 포도(22.0%), 호박(83.2%) 등이 크게 올랐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8.4%)과 석유류(19.7%)가 모두 오르면서 7.0% 상승했다. 석유류는 경유(30.4%), 휘발유(8.5%), 등유(73.45) 중심으로 다소 올랐으나 상승률 자체는 지난 2월(19.4%) 이후 가장 낮았다. 석유류 가격 둔화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대로 끌어내렸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1.8%)와 공공서비스(0.8%), 개인서비스(6.1%)가 모두 오르며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6%), 월세(0.9%)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8.8%)과 외식외(4.2%)가 전부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부동산중개수수료(-7.7%), 유치원납입금(-18.6%)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22.0%) 등이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0.35로 1년 전에 비해 6.8% 상승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6.0%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6.53으로 4.4%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5.76으로 4.0% 올랐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6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달 26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수출입은행에서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와 관련해 "연중 물가상승을 지속적으로 견인해온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크게 축소된 것에 주로 기인한다"며 "유류세 인하 등의 정책적 노력도 함께 기여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물가·민생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모든 정책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당면한 명절 성수기 수요 확대와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의 향방 등 잠재된 물가 불안요인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추석 물가부담 경감을 위해 20대 성수품 공급계획을 역대 최대 규모인 23만톤으로 늘린 가운데, 9월 초 성수품 장보기 집중에 대비해 8월 말까지 누적 16만7000톤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당초 계획했던 15만9000톤 대비 105%를 공급했다. 추석 기간 중 역대 최대 규모인 65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도 8월 말까지 283억원을 집행하는 등 정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방 차관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전용코너 신설, 온라인몰 전용관 개설 등 홍보를 강화해 할인쿠폰 활용을 촉진하고, 유통채널별 할인쿠폰 예산 재배정을 통해 조기 소진에 따른 행사 중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유통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체감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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