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09.05 15:44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컷 캡처)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컷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호주의 유력 언론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비유하면서,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의 가족이 시드니에 약 140억원 규모의 골프연습장과 스포츠센터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신문 1면과 4면에 '생존자들, 오징어게임 가족 추적(Survivors hunt Squid Game family)'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최근 한국의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형제복지원 사건을 국가폭력에 따른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결론 내렸다"면서 박 원장을 ’오징어게임’ 배후에 있는 가학적인 독재자에 비유했다. 

특히 이 신문은 "그의 가족은 시드니에 1500만 호주달러(약 140억원) 규모의 골프연습장 및 종합 스포츠시설 소유권을 갖고 있다"며 "이들은 이 재산의 원천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에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박 원장은 1989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호주로 건너갔고, 시드니에 자신의 교회를 세웠다. 이어 1995년 시드니 서부에 190만 호주달러(약 18억원)를 투자해 골프연습장과 스포츠 시설을 샀다.

현재 이 시설은 골프연습장을 포함해 체육관, 테니스장, 스쿼시 코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규모는 8ha(8만㎡)에 이른다.

박 원장은 2016년 6월 숨졌으며, 현재 이 시설은 박 원장의 막내딸과 그의 남편 등이 소유하고 있다. 2020년에 매물로 나왔을 당시, 자료에는 매년 40만 호주달러(약 3억7000만원) 이상의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형제복지원 사건 생존자들이 박 원장의 가족을 상대로 피해 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보상금을 받기위해 이 부동산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부산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 구타, 학대, 성폭행을 일삼았다. 복지원 자체 기록에 따르면 12년간 513명이 사망했고 주검 일부는 암매장됐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신도 있다.

검찰은 1987년 박 원장을 업무상 횡령·특수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피해자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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