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9.05 16:55

"민주당 스스로 이재명의 정치적 인질 된 것…정치적 스톡홀름 신드롬"

권성동(왼쪽 네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권성동(왼쪽 네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전면전 선포'라며 성토했다"며 "범죄와의 전쟁을 비난하는 것은 범죄자를 옹호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보라.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법인카드 유용 등등 양손으로 세기조차 어렵다. 가히 '범죄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검찰의 출석 요청은 대장동, 백현동 관련 이 대표 발언이 거짓말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말꼬투리'라고 하는데, 오히려 그렇게 사소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조사를 받으면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가 말꼬투리 수준이 아니라 '빙산의 일각'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민주당은 '정치보복'을 운운하며 이재명 대표를 결사옹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프레임을 악용해 범죄에 대한 소명을 거부하고 정치권으로 복귀했다"며 "이 대표야말로 정치보복 프레임의 최대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최대 피해자는 민주당이다. 정치보복 프레임에 길들여진 나머지, 사법리스크가 가득 찬 정치인을 당 대표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스스로 정치적 인질이 된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오늘 민주당 의총의 본질이 무엇이냐"며 "정치적 인질로 전락한 민주당이 오히려 범죄자를 공감하고 지지하는 '정치적 스톡홀롬 신드롬'"이라고 규탄했다.

'스톡홀름 신드롬'은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공감하거나 연민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현상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1973년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Norrmalmstorg)의 크레디트반켄(Kreditbanke)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에서 유래했다. 당시 강도 두 명이 은행을 습격해, 6일간 세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 직원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은행 직원들은 강도들과 함께 금고실에서 지내면서 그들과 매우 친숙해졌고, 정서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을 인질로 잡은 은행 강도들을 위해 경찰과 직접 협상했으며, 강도들에게서 풀려날 때에 그들과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여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또한 감옥으로 이송되는 강도들을 향해 충성을 맹세하고 이후에는 이들의 안전과 운명을 걱정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은행 강도들이 항복하기로 결정한 후 경찰의 사살 기도를 저지하기 위해 인간 방패 역할을 수행하면서 은행 강도들을 보호했고, 법정에서는 이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스웨덴의 범죄 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자인 닐스 베예로트(Nils Bejerot)가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라 부르면서 이러한 명칭이 알려지게 됐다.

권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대해 '정치적 스톡홀롬 신드롬'이라고 칭한 것은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한 것으로 읽혀진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현재의 상황을 이 대표가 민주당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있는 형국이라고 보면서 그런 이 대표를 민주당이 비호하고 나서는 행태를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의총 결과 이재명 대표에게 검찰에 불출석할 것을 요청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질문을 받자 "범죄 혐의자가 검찰 소환 요구를 받으면 출석해서 소명하는 게 국민의 의무"라며 "이 대표는 민주당을 자기 범죄 혐의를 막기 위한 방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범죄 혐의자를 엄호하고 비호하지 말고, 당당하게 검찰에 출석해서 소명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으는 것이 공당의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결국 이 대표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서 특검 주장을 하고 윤 대통령 고발 조치를 한 것으로 본다"며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주장이나 태도에 대해 결코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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