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09.07 13:00

"한국에 투자하려면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CEO 설득해 미국으로 유치"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사진=지나 러몬도 트위터)<br>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사진=지나 러몬도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이 반도체와 배터리를 지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투자하려던 대만 기업의 발길을 미국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며 "미국이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특정 기술 분야를 지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투자하려던 대만 반도체 업체를 설득해 미국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러몬드 장관은 "지난 6월 대만 반도체 업체 글로벌웨이퍼스의 최고경영자(CEO) 도리스 수와 한 시간 가량 통화했다"며 당시 수 CEO가 건설 비용이 미국의 3분의 1 수준인 한국에 새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러몬도 장관은 도리스 수를 설득했고, 결국 2주 뒤 글로벌웨이퍼스는 50억달러를 투입해 텍사스주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몬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전직 국가안보 고위 관료들과 접촉해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뒷받침한 사실도 뒤늦게 털어놓았다. 당시 러몬도 장관은 경호팀원으로부터 H.R.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팟캐스트에 나와 자신을 칭찬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맥매스터를 포함한 4명의 트럼프 전 행정부 관리들을 초청해 반도체법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초당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넉 달 뒤 반도체법은 공화당 상원의원 17명의 지지에 힘입어 상원 문턱을 통과했다.

같은 날 러몬도 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서도 "반도체법 시행의 첫 번째 목표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5%를 사용하고 있으나, 미국 내 생산하는 물량이 없다"고 강조했다.

WSJ은 러몬도 장관이 이끄는 상무부가 중국의 지정학적 야심에 맞서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운전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서도 러몬도 장관이 '동맹국 줄세우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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