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2.09.12 00:05

대출 원동력 요구불예금 잔액 감소…예·적금 금리 올릴수록 NIM 악영향

5대 은행 수신 현황. (그래프=뉴스웍스)
5대 은행 수신 현황. (그래프=뉴스웍스)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시중은행의 무리한 수신금리 경쟁이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대출 원동력이었던 요구불예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조달비용 상승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총잔액은 565조5672억원에 달했다. 

6월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이 607조23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41조4564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은 685조원에서 729조8000억원으로 급등했다. 44조7247억원 증가한 것인데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줄어든 만큼 정기예금이 불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 시중은행은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도 있었지만, 금융당국 눈치도 한몫했다는 분위기다.

실제 금융당국이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제도를 예고하면서 수신금리 경쟁이 불붙었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3.5%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수신금리 상승이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단 점이다.

저금리 시기, 시중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해 왔다. 따라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형성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이 시작되자 마진을 남기기 어려워졌다.

7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2.93%로 전월대비 0.52% 상승한 반면 대출금리는 4.21%로 전월대비 0.31% 상승에 그쳤다. 이에 따른 예대금리차는 1.28%로 축소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시 제도 도입 이후 예대금리차가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은행들의 경우 대출금리 인하가 속속 단행되고 있는 데다 여기에 대다수의 은행이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곧바로 수신금리 인상 폭을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더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7월부터 저원가성 예금인 요부불예금이 급감하고 정기예금이 상당폭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10월 12일, 11월 24일 등 2번의 통화정책방향을 남겨 둔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은행도 수신금리를 지속해서 올릴 경우 대출금리 동반 상승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결국 피해는 금융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우려가 크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