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9.20 14:03

"자신의 조카 살인 사건 재조명될 것 우려한 탓인가…지금이라도 피해자 가족에 사죄해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 발생 5일 만에 당에 재발 방지책 추진을 지시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에 대해 "매우 기만적인 위선"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까 폭력적인 대응을 한 것 같다'고 발언한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에 대해 엄중 문책을 지시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규탄했다.

그는 "(이 대표가) 자신의 조카 살인 사건이 재조명될 것을 우려한 탓인지 몰라도 신당역 사건 발생 수일이 지나도록 납득할 수 없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재명 대표의 첫 발언치고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힐난했다.

이상훈 서울시의원은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에 대해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좋아하는데 안받아주니 (가해자가) 폭력적 대응을 했다"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후 이 시의원은 시민단체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김 의원은 또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그러나) 당시 유족이 이 대표에게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당시 이 대표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마치 사과하는 것 같았지만 이는 말뿐이었고, 소송 제기 후 51일 만인 지난 2월 재판부에 낸 답변서에서 이 대표는 '원고의 주장 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라고 적어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이중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규탄했다.

게다가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피해자 가족에게 마음에도 없는 거짓 사과로 일관하며 진정한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이재명 대표가 동종 유사한 죄를 저지른 다른 사람의 죄에 엄중 문책을 지시하는 행위는 매우 기만적인 위선"이라고 성토했다.

더불어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이미 신망과 존경을 잃어버린 이재명 대표가 지금이라도 피해자 가족과 국민 앞에 진솔한 사죄를 하시기를 권해 드린다"고 권고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9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이(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와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적극 추진하고, 망언으로 피해자를 2차 가해한 이 시의원에 대해서 신속하게 엄중히 문책할 것을 당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은 지난 14일 발생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잇달아 현장을 방문하는 등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는 19일까지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한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사건에 대해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어 "대선 때의 이재명 후보라면 누구보다 먼저 이 사건에 대해 얘기했을 것이다. 지금은 왜 그러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이 정쟁 사안이냐, 아니면 개인적인 공격이 들어올 사안이냐. 민생 그 자체다. 여성이 혐오 범죄로 목숨을 잃는 일을 막는 것보다 중요한 민생이 어디 있겠나"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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