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9.21 10:08

추경호 "수출 둔화하는 에너지수입 급증으로 적자 지속…정책 역량 집중"
무역금융공급 351조까지 확대…조선·로봇 등 경쟁력 강화방안 순차 발표

(자료제공=관세청)
(자료제공=관세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9월 들어서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월간 기준 무역수지는 4월부터 8월까지 다섯 달째 적자를 시현 중이다. 9월에도 적자를 기록하면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처럼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351조원까지 확대하고 조선, 이차전지, 로봇, 미래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순차 발표하기로 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3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7%(31억달러) 줄었다. 이는 추석 명절에 따른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25억4000만달러로 1.8%(5000만달러) 소폭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할 때 반도체(3.4%), 석유제품(38.8%) 등은 증가한 반면 승용차(-7.5%), 무선통신기기(-25.9%), 자동차부품(-12.3%) 등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44.3%)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으나 중국(-14.0%), 미국(-1.1%), 유럽연합(-15.3%), 베트남(-13.0%) 등은 줄었다.

이 기간 수입은 371억달러로 6.1%(21억달러) 증가했다. 수입은 원유(16.1%), 반도체(11.1%), 가스(106.9%) 등에서 늘었다. 기계류(-5.7%), 석유제품(-36.5%) 등에서는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3.1%), 미국(8.3%), 사우디아라비아(32.0%), 대만(16.9%)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한 반면 유럽연합(-8.4%), 일본(-7.6%) 등에서는 감소했다.

부산항.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부산항.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이에 9월 1~20일 무역수지는 4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줄었지만 수입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올해 9월 20일까지 수출은 5004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수입은 5296억달러로 24.3% 늘었다. 수입 또한 역대 최고다.

이에 이 기간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292억달러에 이른다. 무역수지는 1월 적자를 보인 뒤 2월과 3월에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4월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선 뒤 그 규모를 키우면서 300억달러에 육박했다. 1996년(206억달러)을 넘어 연간 기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수지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높은 수입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추경호 부총리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출입 동향 관련 점검회의'를 주재해 "수출은 그간 우리 경제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에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가 에너지수입 급증으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반도체·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제약 리스크가 여전하고 에너지가격 변동성이 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연초 계획대비 90조원 늘린 최대 351조원까지 확대하고 현장의 애로가 큰 물류비 부담 완화 등을 위해 예비비를 활용해 120억원을 조속히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또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유망 신산업의 수출 동력화를 위해 조선, 이차전지, 로봇, 미래 모빌리티 등 경쟁력 강화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핵심 분야별 공급망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핵심 프로젝트 수주역량을 강화하고 투자 및 정책금융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한다. 해외관광 확대에 따른 관광수지 적자와 관련해서는 K-콘텐츠를 활용한 방한관광 활성화를 비롯해 내국인 국내여행 지원, 의료관광 활성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대응한다.

추 부총리는 "향후 에너지 수급과 가격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무역수지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 및 이용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중국 무역수지 적자와 관련한 중국 수출 경쟁력 하락 등 구조적 문제 대응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외무역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기회요인은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과제들을 계속해서 발굴·추진하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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