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2.10.14 11:44

박재호 의원 "국책금융기관 책임있는 자세 필요"

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사진제공=산업은행)
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사진제공=산업은행)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산업은행이 정책자금을 지원한 항공사로부터 수조원대 예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의 항공사 '예금 몰아주기'는 은행들의 '꺾기'와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시 남구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분기말 기준으로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비롯해 정기예금, 퇴직신탁 등 금융상품을 통해 산업은행에 1조9671억원의 자금을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나항공도 수시입출금식 예금, 정기예금, 퇴직연금 등으로 1조9163억원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 71억원, 101억원의 퇴직연금을 산업은행에 예치했다.

이들 항공사의 산업은행 예금액은 2020년 11월 정부가 산은을 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을 발표한 이후 급증했다. 

2020년 2분기 3309억원이던 대한항공의 산업은행 예금은 2021년 1분기 1조749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020년 3분기 3924억원이던 산업은행 예금이 2021년 1분기에 1조1303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통합 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 산업은행에 예금이 없었으나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된 2021년 3분기부터 퇴직연금 등을 산업은행에 예치하기 시작했다. 

항공사들은 일반 운영자금도 산은에 몰아줬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위한 정책자금 8000억원 가량을 제외하고도 1조원 이상의 운영자금을 산은에 예치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 통합과 관련된 자금 9000억원 이외에 회사 운영자금 약 1조원을 산은에 예치했다.

박재호 의원은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산은이 '슈퍼갑’의 입장에서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꺾기' 영업행태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기침체와 자금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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