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2.10.16 08:00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본사 (사진제공=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본사 (사진제공=한화손해보험)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조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직 검찰, 경찰 출신 전문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위해 수사에 특화된 인재를 늘린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결과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8월 검찰청에서 퇴직한 검찰6급 1명을 차장으로 영입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 6월 경찰청에서 퇴직한 경위 1명을 과장으로 채용했다. 

신규 영입된 이들은 보험사기조사팀(SIU, Special Investigation Unit)에 배치됐다. 보험사가 검·경 출신 인력 확보에 나선 배경은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사 손실을 막아보겠단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실제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9434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감원이 지난 4월 발표한 '2021년 보험사기 적발통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8년 7982억원, 2019년 8809억원, 2020년 8986억원, 2021년 9434억원 규모에 달한다.

보험사기로 인해 보험금 누수가 많을수록 보험료 인상을 부추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기 건수와 금액 모두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도 보험 조사인력 대부분을 경찰 출신으로 채우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강력 대처를 시사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보험사에 대한 손해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큰 부하가 걸린다는 지적에 동감한다"며 "서울중앙지검, 국무조정실 등과 운영하고 있는 보험사기협의체에서 11월에 구체적인 브로커 관련 첩보 등을 추려 결과가 신속하게 나오도록 하고 협의체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보험사기 외에도 내부 감사를 위해서란 이야기도 나온다. 회사 내 횡령사고가 발생할 경우 같은 직원끼리 제대로 감사할 수 없어 외부 인력의 손을 빌렸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화재는 자회사 애니카손해사정 대물보상 직원이 보험사기로 5년간 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 명의로 법인을 만들어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내는 등 여러가지 수법으로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5억여원을 빼돌렸다. 삼성화재 자회사이지만 대표이사부터 주요 보직의 담당자가 삼성화재 출신인 만큼 내부통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1위' 삼성화재에 이어 업계 2위 현대해상에서도 내부자 사기가 적발됐다. 자회사 소속 전직 직원과 본사 심사담당자 등 직원끼리 공모해 사고가 난 것처럼 검찰 공소장 등을 위조해 보험금 2억원과 형사합의금 등을 타갔다. 현대해상의 자회사인 하이라이프는 심사부터 지급까지 처리하는데, 보험청구인이 손해사정사를 별도로 선임하면 본사에서 직접 처리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저지른 일이다. 이들은 이런 규정을 악용해 보험금 심사가 본인에게 배당될 수 있도록 처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형 보험사들은 이미 30~60여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고, 중소형사들도 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갈수록 범죄가 교묘해지고 있어 강력업무나 지능범죄수사를 맡았던 경찰들도 합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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