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0.18 14:19

검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서욱 전 국방장관·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구속영장 청구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유족인 이래진 씨가 지난 11일 헌정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실상은 이렇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래진 씨 페이스북 캡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유족인 이래진 씨가 지난 11일 헌정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실상은 이렇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래진 씨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18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검찰이 유족으로부터 이 사건 고발장을 접수받아 수사에 착수한지 약 3개월 만에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두 사람을 불러 조사했다.

서 전 장관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표류'했다는 정황이 담긴 군 첩보 등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및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를 받는다. 2020년 9월 22일 이씨 피격 다음 날 새벽 청와대에서는 관계장관회의가 열렸고, 이후 국방부에서는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 공유된 감청 정보가 삭제됐다.

김 전 청장은 이씨 사망 전후로 실종자 수색과 관련 수사를 책임진 인물이다. 김 전 청장은 관련 정황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대준 씨가 월북했다고 속단하고, 이와 배치되는 사실은 은폐한 혐의(직무유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등)를 받고 있다. 

최근 감사원 조사 결과에서 자진 월북과 상반되는 증거인 피살 공무원이 한자(漢字)가 적힌 구명조끼를 착용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난 안 본 걸로 할게"라고 발언했다고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검찰이 서 전 장관 등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에는 최근 소환 조사에서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서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관계장관회의 등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주도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 피격 이후 23일 새벽에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방부와 국정원 등에 공유된 첩보를 삭제하자는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청장 역시 "피격 사건 수사와 발표는 수사정보국장 등이 주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자(漢字) 구명조끼를 보지 않았다는 발언 역시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는 "김 전 청장의 지시를 받고 월북 쪽으로 수사해 발표했다"는 부하 직원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진술이다.

검찰은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이후, '윗선'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만간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소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욱과 김홍희는 당연히 구속돼야 한다"며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네 동생은 구명조끼를 안 입고 표류를 하다가 중국 어선에 실려서 붕대로 치료까지 받았고 한자(漢字) 구명조끼를 입게된 것이고 그후 엄청난 사투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을 목격했던 당사자들이 구조에 나서기는커녕 월북이라고 조작질을 한 것에 대해서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욱과 김홍희는 당연히 구속돼야 하고 구속이 되더라도 나는 추가로 법적조치를 취할 생각"이라며 "이 두명 뿐만 아니라 박지원과 문재인도 추가로 또 고발할 생각이고, 이들도 당연히 구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계속해서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내가 고발한 사람이 모두 16명이다. 여기에 더해 새로 추가된 사항을 넣어서 고발장을 준비하고 있는게 박지원과 문재인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박지원에 대해선 구속 수사 요청서를 (검찰에) 보내놨다. 그 다음에도 이 사건 관련자들은 모조리 추가로 고발장을 넣을 생각"이라며 "관련자들 모두를 모조리 공범으로 적시해서 처벌받게 할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관련자 중에는 현역의원인 이인영, 윤건영, 황희, 김철민, 김영호, 우상호, 설훈 등이 있다"며 "이 자들도 모조리 고발해서 처벌받게 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더해 "이번 국감 때 면책 특권 뒤에 숨어서 발언했던 사람들도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면책 특권으로 보호해야 될 게 아니다. 당연히 고발해야 될 것이다. 일각에선 너무 많은 사람들을 고발하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봤기 때문에 앞으로도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다. 검찰에서 더 강력하고 엄중하게 수사를 해서 이들을 법정 최고형으로 전부 다 다스렸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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