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10.24 14:28

1년 전보다 30.6% 늘어난 사상 최대 매출 기록…영업익은 세타2 품질비용으로 3.4% 떨어져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타2' 엔진 품질비용을 2년여 만에 다시 반영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량 차질에 올해 판매목표도 432만대에서 40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24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실시하고, 매출 37조7054억원, 영업이익 1조5518억원, 당기순이익(비지배지분 포함) 1조4115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판매대수는 102만5008대다.

현대차의 3분기 판매량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 완화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지난 2분기(35조9999억원)를 1조7000억원가량 넘어서며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최근 발표한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품질비용 약 1조3600억원을 반영함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고환율,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비롯한 고수익 차종 판매 호조 등 요인으로 현대차가 역대급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분석했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5조9248억원, 영업이익 3조1666억원이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 첫 3조원 돌파를 예상했으나, 품질비용을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아 인센티브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은 회복세를 나타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향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기별 손익 계산서. (자료제공=현대차)

◆판매량 102만대 전년비 14% 증가…영업이익률 4.1%

현대차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500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0%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계절적인 판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출시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와 제네시스 'G90' 등의 신차 판매 호조를 비롯해 '그랜저', 'GV80'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6만2439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생산 증가와 미국·유럽 등에서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호조가 나타나면서 전년 동기보다 15.9% 늘어난 86만2569대가 판매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7조7054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 증가,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인센티브 감소, 환율 효과로 매출액이 늘었다. 지난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한 1338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4%포인트 하락한 80.5%를 나타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판매 관리비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 반영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높아진 15.4%를 기록했다.

이 결과, 2022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한 1조5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4.1%다.

한편, 3분기 누계 기준(1~9월) 실적은 ▲판매 290만4049대 ▲매출액 104조39억원 ▲영업이익 6조460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22년 연간 가이던스 업데이트. (자료제공=현대차)
2022년 연간 가이던스 업데이트. (자료제공=현대차)

◆판매 목표 낮췄지만…"사상 최대 연 매출액, 영업이익 달성할 것"

현대차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 개선 및 점진적인 생산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재확산세 우려,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과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해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환율 변동성 확대 및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경영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 1월 발표한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수정해 발표했다. 

연간 도매판매 목표는 지정학적 리스크 및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반영해 기존 432만대에서 40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은 우호적인 환율 상황 및 판매 믹스 개선에 따른 지속적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반영해 기존 목표 13~14%에서 19~20%로 상향 조정했다. 연결부문 영업이익률 목표 역시 기존 제시한 5.5~6.5%에서 6.5~7.5%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의 4분기 유럽 시장 판매 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극대화 ▲6년 만에 선보이는 7세대 그랜저의 성공적인 출시를 포함해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 상황이 점차 개선세를 보이면서 4분기 판매는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 달성을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