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0.24 15:51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이재명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 지켜볼 것"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에서 열릴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해 "국회의 협치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의 태도, 야당 압살 의지를 보이는 태도 속에서 결코 정상적인 시정연설을 수용할 수 없음을 민주당 의원들이 결의했다"고 전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허용후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정상적인 국정감사가 이루어질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이런 행위를 강력하고 단호하게 지적하며 강한 문제 제기를 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체적 보이콧 방식에 대해선 "어떤 형태로의 수용 거부가 될지는 최종적으로 내일 오전에 정할 것"이라며 "내일 오전에 또다시 긴급하게 비상 의총이 열릴 수도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 복귀에 대해선 "개별 상임위마다 차이가 있겠다"며 "어떤 형태가 될 건지는 상임위가 판단을 달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검찰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재시도하자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남은 것 아닌가. 도의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이 대통령 시정연설인데 오늘 이렇게 압수수색을 또 다시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대장동 의혹 수사 특별검사(특검)를 추진하자"고 거듭 밝혔다. 그는 "국가 역량을 민생에 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정쟁에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특검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자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또 "김건희 여사 특검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봐주기 부분이 부담스러우면 빼도 좋다"고 재차 제안했다.

'대장동 의혹'은 특검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자는 제안을 통해 이 대표 자신은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갖고 가면서 마치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와 부산저축은행 문제에서 뭔가 껄끄러운 부분이 있어서 특검을 우려하는 것이라면 그건 빼주고 가겠다는 선심을 쓰는 듯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읽혀진다. 즉,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 스스로 껄끄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기려는 노력을 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또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드디어 특검을 거부하는 세력이 나타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작년에도 특검을 하자고 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이것 빼자, 저것 빼자' 조건을 붙여서 실질적으로는 반대를 했다"며 "앞에서는 찬성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반대해놓고 오히려 상대방이 반대하는 것처럼 덮어씌우기를 하는, 덮어씌우기 신공이 그들의 전략인 것 같다. 이번에는 그러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로 향했다. 그는 당사에 들어가기 전 "국정감사 도중에 야당의 중앙당사 침탈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마시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꼭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변호인이 입회하자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19일 압수수색이 불발된 뒤 닷새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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