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10.31 08:56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룰라 페이스북 캡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룰라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그는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3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율 98.91% 기준으로 50.8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49.17%를 득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을 따돌리며 힘겹게 당선됐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이날 오후 7시 59분께 "룰라 후보가 당선인으로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3∼2010년 연임하며 브라질을 이끌었던 룰라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남미 좌파의 대부'로 통하는 룰라 당선인은 1945년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최대 경제도시 상파울루시 근교로 이주한 뒤 7세 때부터 땅콩 장사, 구두닦이로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초등학교 5학년 중퇴 후 상파울루 인근의 한 금속업체에서 근로자로 일을 하다 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 일부를 잃었다. 1969년에는 함께 공장을 다녔던 첫 부인을 산업재해성 질병으로 하늘로 떠나보냈다. 사망 당시 부인은 임신 상태였고, 치료비가 없어 병원을 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룰라 당선인은 노조 활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 1975년 10만명의 노조원을 둔 금속노조 위원장이 됐고, 1980년엔 상파울루시 인근 3개 지역 노조가 참여한 브라질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1980년 산별노조와 좌파 지식인들을 규합해 노동자당(PT)을 창당한 룰라는 1982년 상파울루 주지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1984년부터는 대통령 직선제 쟁취 운동을 전개했고, 1986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데뷔했다. 내친김에 대선까지 도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번 내리 낙선한뒤 2002년 대선에서 룰라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룰라가 집권한 2003∼2010년 8년간 브라질은 연평균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측근의 비리는 룰라의 성공 신화에 빛을 발하게 했다. 그 자신도 재임시절 부패 의혹으로 퇴임 후에 큰 시련을 겪었다.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심에서 12년 1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옥살이를 하다가 선고가 모두 무효가 되면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이날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하면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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