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11.08 10:28
일론 머스크 (사진제공=게이이미지)
일론 머스크 (사진제공=게이이미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특정 정당에 가입돼 있지 않은 무소속 유권자들을 향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정치적 발언 여파로 광고주 이탈이 이어지고 테슬라 주가가 폭락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지지자들은 절대로 반대편에 투표하지 않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이 중요하다"면서 무소속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거대 SNS 플랫폼의 소유주가 직접적으로 정치에 대해 발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이번 트윗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수장이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첫 번째 사례"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 반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머스크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선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 들어선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성향 의원들을 여러 차례 '조롱'한 바 있다. 올해 초 텍사스주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선 공화당 후보를 찍기도 했다.

머스크가 이같은 정치적 발언을 하자 광고주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는 트위터에서 유료광고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트위터 광고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비판도 쇄도하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트위터가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그의 말을 소환해 그를 비판했다. 미디어 관련 시민단체인 프리프레스의 제시카 곤잘레즈 대표는 성명을 내고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균형 잡힌 CEO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폭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5.01% 폭락한 197.08달러로 마감했다. 2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테크 기업은 이날 일제히 주가가 올랐지만 테슬라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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