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11.08 13:48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구테흐스 사무총장 트위터 캡처)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안토니오 구테흐스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고조되는 기후위기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일제히 내면서 연대를 호소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늘고 지구 온도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며 "지구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회복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이어 "선진국들이 후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정을 하루빨리 체결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이 이 협정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의 다짐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 측면에서 러시아가 가하는 위협 때문에 기후에 관한 우리의 다짐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모든 국가는 그들 자신의 다짐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행동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도덕적으로 비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의 가스 자원을 탐내는 행동은 '자원 식민주의'일 뿐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개도국 정상들은 지원을 요청하면서 불만도 제기했다. 기후변화가 촉발한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없어질 판국인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는 "기후위기를 겪는 도서국에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더 많은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출액을 수십억에서 수조 달러로 늘리기를 원한다"면서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세네갈의 마키 살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전 세계 4%에 불과하다"며 "녹색 전환에 찬성하지만 이는 우리의 개발을 저해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100여 명의 정상이 참석한 이번 COP27에서는 '손실과 피해'를 공식 의제로 상정했다. 이에 선진국이 기후변화 위기로 피해를 겪고 있는 개도국에 보상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는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 가운데 9명이 불참해 개도국에 대한 막대한 지원금 문제 논의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온실가스 10대 배출국 중 회의 기간에 맞춰 참석한 정상은 독일의 올라프 슐츠 총리가 유일하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하지만, 중간선거 등 일정 때문에 오는 11일에야 이집트 총회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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