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11.08 15:05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에 경기반등 모멘텀 약화하며 성장률 하락"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이 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 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2023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연구원 유튜브 캡처)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이 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 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2023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연구원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낮아지고 기준금리는 상반기 중 연 3.75%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 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제1주제인 '2023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우리 경제는 올해 2.6%에서 내년 1.7%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우리나라와 주요국 정부가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이어가고 코로나 위기로부터의 일상회복에 따른 경기반등 모멘텀도 약화돼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우리 성장률을 2.0%로 제시하면서 7월보다 0.1%포인트 낮췄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에는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확대되면서 성장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새로운 성장률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이지만, 하향 조정이 예고된 상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12일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 둔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지난 전망치인 2.1%를 하회할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물가안정목표(2%)보다는 높으나 올해보다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올해 5.2%, 내년 3.5%로 전망했다.

박 실장은 "내년 상반기에도 공급측 물가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공요금, 개인서비스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하반기부터는 높은 금리에 따른 수요둔화, 공급압력 둔화,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점차 상승세가 낮아질 전망"이라며 내년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4.4%, 하반기는 2.7%로 각각 제시했다.

올해 1~10월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 수준이다. 이에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7월 6.3%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석 달째 5%대 후반으로 높은 상황이다. 향후 물가 상승률이 다시 6%대로 올라가진 않을 것으로 기대되나 당분간 5%대 흐름은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에도 높은 물가 수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5.2%. 내년 3.7%로 각각 제시 중인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24일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한은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한은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한편 금융연구원은 한은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중 3.75%에 도달할 것이라고 봤다. 박 실장은 "국내 기준금리는 대외여건에 대한 고려와 국내 물가 대응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3.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미 기준금리가 내년 초 정점에 도달한 후 하반기 물가하락 및 경기 대응 필요성 부각에 따라 점차 인하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지연으로 국내 금리인상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비롯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시점, 레벨, 기조선회 시점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0% 수준이다. 10년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올해 1.0%에서 시작한 기준금리는 4번의 0.25%포인트, 2번의 0.50%포인트 인상을 통해 총 2.0%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오는 24일로 예정됐다. 올해 마지막 회의로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시된다. 다만 인상폭은 0.25%포인트와 0.50%포인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크레딧 시장 불안과 국내 경기 부진으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환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스탠스 등 인상의 전제조건들을 기반으로 볼 때는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만약 이번 금통위에서 0.50%포인트 인상이 단행될 경우 빠르면 내년 1월 3.7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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