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1.09 10:04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 (사진제공=박태순 부원장)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 (사진제공=박태순 부원장)

9일(한국시간) 실시 중인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가 나왔다.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생활했으며 프랑스 소르본느 정치학과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와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이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평가를 이날 뉴스웍스로 보내왔다. <편집자 주>

◆'인플레이션 감축법', 바이든 정책 결정판

2021년 제46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도 우여곡절이 많은 시기에 대통령 임기의 절반을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 고금리, 고인플레이션, 신냉전, 중국과의 디커플링 등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던 퍼팩트 스톰이 밀려오는 시대에 바이던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경제우선주의를 더욱 확장하면서 정치, 경제, 군사 모든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고 "미국이 돌아왔다!"라고 선언했다. 이 선언의 목적은 민주주의, 인권, 자유의 가치를 한 축으로 세우고 이에 반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배제하면서 미국 중심의 자유 민주주의적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것이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5G 장비,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미국 중심주의는 그동안 플랫폼과 서비스 중심의 미국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중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바이든 정책의 결정판이다. 이제 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에서 공장을 세우고 미국인을 고용하지 않으면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에 편입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미국의 일방주의는 대외적으로는 전통적 우방국과 연대하겠다는 바이던의 약속과 달리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넘치는 달러 유동성, 과도한 일자리 창출, 달러 강세 등으로 물가가 하늘을 찌르는 인플레이션을 일으켰으며 결국 바이든 정부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폭발 직전까지 몰리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네 번에 걸쳐 75bp 금리인상이라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지만 물가는 잡지 못하고 중간선거를 맞았다. 

◆'인플레이션 선거'에서 미국인 선택은?

이번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전체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50개 주(州)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를 뽑는 선거다. 전통적으로 그래왔듯이 이번 중간선거는 바이든 정부의 중간평가를 의미한다. 지난 8일 '파이브 써티 에이트(Five Thirty Eight)'가 중간선거 관련 여론조사들과 통계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상원에서 공화당 승리 59%, 민주당 승리 41%, 하원에서 공화당 승리 84%, 민주당 승리 16%로 나타났다. 또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승리 57%,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승리 15%로 나타나 공화당의 완승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계는 바이든 민주당 정부의 과도한 경제 간섭, 재정 확대, 금리인상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일반 국민들에게 인플레이션 불만으로 확대되면서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굳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라틴계 유권자들 조차 공화당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인플레이션 선거'이다. 사실 현 상황에서 어느 세력이 정권을 잡아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바이든 정부는 참 운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가 주창했던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관념적 선언과 실제에 있어서의 지나친 자국 중심주의와 이기주의라는 이율배반적 모습이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을 헤쳐 나가는 데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틈새를 이용해서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위해 몸을 풀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선거는 한 눈으로 보면 게임처럼 재미있기도 하고, 다른 눈으로 보면 삼류 사무라이들의 집단 난투극 같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선거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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