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1.21 10:05

'MBC 기자-비서관 설전' 여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왕국 총리 공식방한 오찬을 열고 있다. (사진=제20대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왕국 총리 공식방한 오찬을 열고 있다. (사진=제20대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MBC 기자-대통령실 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 여파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다음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국무총리 주례회동 등 내부 정례 회의를 제외하면 외부 일정이 없지만, 평소와 달리 기자들을 만나지 않고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대통령실은 평소 출근길 문답이 진행되던 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을 앞서 전날 세우면서 도어스테핑 중단의 조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에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그 이유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이기주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퇴장 후 해당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에 설전을 벌였던 일이었던 것으로 읽혀진다. 

지난 18일 이기주 MBC기자는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끝내고 집무실로 이동한 후에도 계속해서 대통령실의 이기정 비서관에게 "아직도 군사정권이냐, 이렇게 독재정권 하는게 어디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이런 편협한 언론관이 문제"라며 "이런 공개적인 석상에서 대통령이랑 기자들이 질의응답하는데 비서관이 껴들어가지고"라고 피력했다.

이기정 비서관을 향해선 "대통령이냐, 도어스테핑 하는 대통령이시냐"며 "기자들이 질의응답하는데 왜 끼어들어. 왜 왜곡해, 여론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그 왜곡을 이 현장에서 비서관님이 하신 것"이라며 "이 분위기를 왜 이렇게 몰아가느냐, 부끄러운줄 알아야지"라고 쏘아붙였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18일의 이 같은 사태를 지적하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코로나19 재확산 당시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이 같은 내부 요인으로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면 도어스테핑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어스테핑 중단 사태의 직접적 발단이 된 이기주 MBC 기자에 대한 교체 요구나 대통령실 출입정지 등의 징계가 대통령실 차원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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