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11.22 08:47

연간 12만톤 생산…전기차 약 120만대 생산 분량
2025년부터 양산 돌입…인플레이션 감축법 적극 대응

신학철(왼쪽) 부회장과 빌 리 테네시 주지사가 LG화학 양극재 공장 설립 MOU를 체결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정민서 인턴기자] LG화학이 연산 12만톤의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에 나선다.

LG화학은 22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빌 리 테네시 주지사, 스튜어트 맥홀터 테네시주 경제개발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 약 170만㎡ 부지에 30억달러(약 4조800억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공장을 짓고,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500㎞ 주행 가능) 약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내년 1분기에 착공해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후 생산라인을 늘려나가 2027년까지 연산 12만톤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테네시주는 미국 내 중동부에 위치해 고객사 납품과 원재료 수입을 위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주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설비와 토지에 대한 재산세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테네시주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공장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LG화학의 30억달러가 넘는 투자는 테네시주가 전기차 산업의 선두주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테네시의 인력과 친기업적인 환경은 LG화학에게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커티스 존슨 공화당 의원은 "클락스빌에 들어서게 될 (LG화학의) 새로운 최첨단 제조 시설은 테네시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기업 투자”라며 “LG화학이 클락스빌에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이 프로젝트가 몽고메리 카운티의 미래 세대에 가져올 놀라운 영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네시주에 건설하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전지 소재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8월부터 적용된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여야 하고, 탑재된 배터리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한 원자재 등을 활용해 만들어져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 못하면 약 1000만원 수준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지 않는다.

2025년부터 미 현지에서 생산되는 LG화학의 배터리는 이 기준을 충족시켜 미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LG화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광물 및 재활용 업체와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미 한국산 전기차는 지난 8월 발효된 IRA로 인한 수요 위축을 겪고 있다. 전날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3년 자동차산업 전망'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220만대 수준인 한국 자동차 수출 판매량이 내년에는 전기차 세액 공제 제외로 인해 4.2% 줄어든 21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배터리 역시 현지 생산제품으로 조달해 IRA 장벽을 뛰어 넘을 방침이다.

[참고사진]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위치.jpg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위치. (자료제공=LG화학)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양극재 수요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소재 사업 매출을 올해 약 5조원에서 2027년 약 20조원으로 4배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테네시 공장은 LG화학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한다. NCMA 양극재는 LG화학의 소재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 안정성이 높은 알루미늄을 적용해 출력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생산라인 또한 열을 가하는 소성 공정 설계 기술을 고도화해 라인당 생산량을 연간 1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으로, 앞서 LG화학의 청주 양극재 4공장에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이외에도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해 모든 생산공정의 자동화와 품질 분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 운영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LG화학은 배터리·전기차 제조사 등 고객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지 인근 테네시 전력 공급업체와 협력한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태양광과 수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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