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1.22 14:53

"13년 동안 발생한 일들을 모두 지어내서 말할 수 있으면 등단 했을 것"

남욱 변호사. (사진=독자제공)
남욱 변호사. (사진=독자제공)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민간사업자 남욱씨가 최근 재판에서 이와 관련한 '폭로' 나선 이유에 대해 "내가 잘못한 만큼만 처벌받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씨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짓 진술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생각은 없다"며 "단지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모두 떠안기는 싫은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또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상대방들의 책임이 늘어나니까 그쪽에서 나를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남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더해 "나의 폭로는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게 아니라 하지 않은 얘기를 털어놓는 것일 뿐"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또 "내가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은 딱 하나(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라며 "나머지는 기존 조사에서 이미 했던 얘기거나, 전에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지금 얘기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앞서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가 남씨의 진술 조서를 제시하며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2015년 2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김만배씨에게서 들어서 알았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지난해 1차 수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진술하지 못한 이유로는 "1년 전에는 이재명 대표가 지지율 1등인 대선 후보였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나는 그쪽에 대선 정치자금까지 준 상황이어서 말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마디로 말해 남욱씨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봤고, 이재명 측에 자신이 정치자금까지 대준 상태여서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측 지분이 섞여있음을 알고도 이 같은 것을 발설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혀진다. 

이 대표 측에서 남씨 등의 진술이 모두 허위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는 "13년 동안 발생한 일들을 이렇게 모두 지어내서 말할 수 있으면 (소설가로) 등단을 했을 것"이라며 "법정에서 관련 사실들을 얘기하는 것도 거짓이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라고 잘라 말했다. 남욱씨는 자신의 발언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근거로 13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지어내서 말할 수는 없고 자신에겐 그럴만한 능력도 없다는 취지의 발언인 셈이다.

남씨는 대장동 사업에서 자신의 역할은 '자금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회 등을 상대로 한 대관업무는 김만배씨, 인허가 및 사업자 선정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전체적인 사업 구조 설계는 정영학 회계사가 맡았다"고 언급했다.

'이 중 사업을 총지휘한 주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회사를 운영할 때 주식을 제일 많이 받는 것은 회장님"이라며 명목상 지분이 가장 많은 김만배씨를 에둘러 지목했다.

그는 최근 수사받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그분들을 본 적이 없다. 김 부원장은 한 번밖에 못 봤다"며 "2014년 (성남시장) 재선 당일 인사 딱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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