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11.24 17:30

이정애 LG생활건강 CEO·박애리 지투알 CEO 승진 여성 임원, 18년 29명에서 23년 64명으로 증가

LG전자 본사 트윈타워 사옥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본사 트윈타워 사옥.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LG그룹이 '미래 설계'와 '안정'에 방점을 둔 2023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는 23~24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2023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정 속 혁신'을 키워드로 CEO 대부분을 재신임하고,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분야의 젊은 신규 임원을 대폭 늘렸다. LG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CEO 대부분을 유임해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40대 신규 임원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호영(왼쪽) LG디스플레이 사장,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사진제공=LG)
정호영(왼쪽) LG디스플레이 사장,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사진제공=LG)

◆"CEO 재신임하고 젊은 인재 발탁"…'안정 속 쇄신'에 방점

LG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했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이 모두 유임됐다. 

대다수 CEO 유임으로 안정을 꾀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더 가속화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핵심 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확대했다. 

글로벌 각축전이 심화되는 배터리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승진자를 배출했고,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도 승진자가 나왔다. LG전자는 글로벌 1위를 달성한 가전 사업과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전장(VS) 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LG이노텍과 LG CNS 등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도록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번 신규 임원의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이며, 최연소 임원인 우정훈 LG전자 수석전문위원 상무는 1983년생으로 30대다. LG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류재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H&amp;A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한 은석현 VS사업본부장,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nbsp;정규황 중남미 지역대표,&nbsp;이천국 유럽지역대표, 이철배 CX센터장.&nbsp;(사진제공=LG전자)
사장으로 승진한 류재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H&A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한 은석현 VS사업본부장,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 정규황 중남미 지역대표, 이천국 유럽지역대표, 이철배 CX센터장. (사진제공=LG전자)

◆미래 준비 위한 인재 대폭 늘려…연구개발 분야 임원 역대 최대 규모

미래 준비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도 지속한다. 이번 연말 인사와 별도로 올해도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LG가 영입한 인재는 총 86명에 달한다.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R&D 및 고객가치 분야의 인재도 대폭 늘렸다. 연구개발(SW 포함) 분야 신규 임원은 31명에 달한다. 이번 인사를 포함하면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LG는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고객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를 꾸준히 기용하고, 관련 조직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했다. LG는 고객 최접점인 CS(고객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장태진 LG전자 상무를 발탁했다. CS 분야 임원 수는 지난 2018년 3명에서 이번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LG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 환경의 중요성을 반영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1명을 중용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제공=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제공=LG생활건강)

◆여성 CEO 2명 선임…4대 그룹 상장사 중 처음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하는 등 다양성도 강화했다. 

이정애 코카콜라음료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 CEO를 맡았다. 지투알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남 LG디스플레이 구매그룹장은 전무로 승진했다. 

이는 미래 준비를 위해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라는 구광모 회장의 철학에 따른 행보다. LG 여성 임원은 구 회장 취임 당시인 지난 2018년 29명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총 64명으로 늘어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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