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11.26 12:00

한성희 대표, 실적 부진 발목…마창민 대표, 최다 사망사고 오점

한성희(왼쪽) 포스코건설 대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사진제공=각 건설사)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잇단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주택분양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 환경마저 악화되면서 인적 쇄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임기가 4개월여 남은 롯데건설의 하석주 대표가 자금경색 등의 문제로 사의를 표명한 뒤, 후임으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이 23일 내정된 바 있다.

건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의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인사 교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건설 대표…내년 3월 임기 만료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인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가운데, 내년 3월 대표이사 및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GS건설와 포스코건설이다.

최대주주인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할 경우,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한 대표는 포스코 계열사 사장단 중에서도 장수 CEO로 꼽히고 있어 유임 여부가 주목된다. 그룹에서 30년 이상 몸담아온 한 대표는 내부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도 정비사업 분야에서 사상 최대의 수주량을 확보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의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3분기 포스코건설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11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430억원으로 61.3% 감소했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모두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 동기(5.5%)보다 3.6%포인트 떨어졌다. 자재가·외주비 상승으로 플랜트·인프라·건축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된 결과다.

통상 포스코건설을 포함한 그룹 산하 전 계열사의 사장 및 임원 임기는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한 사장은 2020년 취임해 올해로 3년 차다. 앞서 2016년 취임한 한찬건 전 사장은 3년 만에 물러났고 실적 부진을 겪던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도 3연임에 실패한 바 있다.

◆건설 업계 "임기 남은 CEO도 안심할 수 없어"

임기 만료가 1~2년 남은 건설사 CEO들도 자리 보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일각에서 감지된다. 1~2년마다 평가를 거쳐 재신임 과정을 거치는 만큼, CEO의 자리는 살얼음판이라는 비유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임기 2년을 맞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의 유임도 주목된다. 지난해 선임된 마 대표의 임기는 선임일로부터 3년 이내 정기주주총회 종료 시까지여서 오는 2024년까지 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2024년 3월까지 임기였던 조남창 DL건설 대표가 사임하는 등 변화가 있었던 만큼, 마 대표의 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DL이앤씨의 경우 올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뒤 4건의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종로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공사현장(3월) ▲과천 지식산업센터 건설현장(4월) ▲안양 아파트 신축현장(8월)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4건의 사망 사고를 낸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마 대표는 지난달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추가 예산 증액, 관리인원 파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올해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DL이앤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589억5000만원에서 1163억6600만원으로 5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2.39% 떨어진 160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45% 줄어든 3767억2500만원에 머물렀다. 1분기와 2분기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7%, 31% 줄었다. 원가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든 데다, 해외법인에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다만 해외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과 플랜트사업의 성과가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4분기 미국 USGC, 카타르 라스라판, 사우디 마덴 인삼염 등 플랜트 부문의 수주성과가 반영될 전망이다. 일명 CCUS로 불리는 '탄소 포집·활용·저장사업' 등 미래 먹거리 개발도 점차 성과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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