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12.03 14:00

용산·여의도·강남 구축, 층고 상향 본격 추진…한계 달한 '용적률 제한' 발목 잡을 가능성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서울시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을 통해 주거용 건물에 일률적으로 적용해온 '35층 높이'를 폐지했다. 이에 높이 규제 탓에 진행이 어려웠던 서울 주요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1월 30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2040 서울플랜'이 원안 가결되자 재건축조합들은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안전진단제도 개선방안까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어서 정비사업의 '수익성'과 '실현 가능성'이 모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3일 "부동산 경기가 냉각기를 맞이하면서 재건축 사업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서울시의 결정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개선됨에 따라 사업에 추진력이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한강변 등을 중심으로 서울 시내 초고층 재건축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로 68층 층고 상향에 돌입한 한강맨션을 필두로 용산 일대 정비사업지의 층고 상향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미 용산 산호아파트 등 용산구 한강변 재건축단지들은 모두 35층룰 폐지를 전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산호아파트는 현재 35층으로 돼 있는 사업시행 계획안을 최고 47층으로 변경하는 안을 준비 중이다.

'강남 1호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으로 신속통합기획에 나섰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 미도 아파트)도 최고 49층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35층룰 폐지의 첫 수혜 단지로 확정된 대치 미도는 층수 상향을 포함해 최대 700%에 달하는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대치 미도가 사실상 49층 재건축 절차를 시작하게 되면서 35층으로 묶여 있던 인근의 은마아파트가 층수 상향을 검토 중이고, 개포동 재건축단지들 역시 고층으로 상향하는 안을 고민 중이다.

1971년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최고 65층 높이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3종 일반주거지역인 시범아파트 단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용적률을 최대 300%에서 400%까지 높여 초고층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근 63빌딩과 파크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200m 범위(최고 60~65층)에서 'U자형' 스카이라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상대로 65층이 추진되면 서울시 내 가장 높은 재건축 단지가 된다.

1975년 준공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도 현재 12층에서 최고 50층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기존 일반주거지역에서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 초고층으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가 최대 50층 재건축을 위한 준비에 나섰고,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2차아파트와 압구정 3구역 등도 최대 49층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일부 단지는 이미 한계에 달한 용적률 제한 탓에 최고 높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층·고밀개발을 한다면 건폐율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녹지 공원 사업 등 기반시설 확보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변화시켜서 도시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큰 가격 상승은 어렵다"며 "재건축을 하더라도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나 고금리 상황들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고있어 재건축으로 인한 수익성 효과를 기대하기 다소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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