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5.31 16:01

[뉴스웍스=한동수기자] 현대상선이 기사회생의 길로 들어섰다.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인하협상은 사실상 타결지었고, 2차관문이었던 사채권자와 채무조정도 희망이 보인다.

오는 6월1일까지 이어지는 다섯차례 채무조정회의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 마지막관문은 글로벌 상선들의 해외동맹 가입이다. 이 마저 성공하면 경영정상화도 먼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용선료 인하 20%선 가결될 듯

22개 해외 선주중 5곳이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으나 사실상 용선료 인하 협상은 타결된 것으로 현대상선 측은 얘기했다.

현대상선은 31일 “수치를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으나 오는 1일 사채권자와 채무조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용선료인하 협상도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부 협상 타결인셈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현대상선이 해외선주들에게 요구한 28% 용선료 인하보다는 인하폭이 줄어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현대상선이 채무조정이 마무리 되는대로 해외선주들과 지난해대비 약 20%정도 인하된 용선료 계약서를 쓰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상선은 용선료에서만 약 2000억원을 줄이게된다.

사채 8천억 2년유예 3년분할 상환으로 가닥 

사채권자들과 채무조정 협상도 일단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현대상선은 이날부터 1일까지 이틀간 다섯차례에 걸쳐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한다. 사채 소유자들을 기관과 개인으로 나눠 다섯차례 릴레이 협상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협상에서 다뤄질 사채 총액은 8043억원이다. 현대상선은 우선 총액의 50%를 주식으로 바꿔주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2년유예후 3년간 분할상환하되 이자는 연 1%로 정하는 조건이다.

이미 마친 1회차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2400억원의 채무조정안이 가결됐다. 각 회차별 사채 총 금액의 3분2이상이 참석, 총 채권액의 3분의 1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가결되는데, 1회차 집회에는 총 2400억원중 2075억원의 채권자들이 참석 만장일치로 채무조정을 의결했다. 1회차 집회에는 주로 지역농협과 신용협동조합이 참석해 뜻을 모으기가 쉬웠다는 평가다. 관건은 오는 1일열리는 186회차 개인 사채권자 집회다. 금액은 542억으로 크지않지만 개인들의 의견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채권자집회 한 회차에서라도 채무조정이 안될 경우 법정관리로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채무조정안이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넘어갈 경우 원금회수율은 20%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영정상화 최종관문, '해운동맹 가입'

이제 남은 것은 출구 전략이다. 올 들어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상선은 용선료인하와 채무조정을 마치는대로 해운동맹 가입과 유동성확보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향한 출구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한다.

이날 현재 채권단과 사채권자들이 현대상선의 빚을 유예 해준것만 1조가 넘으며 1일 사채권자 집회가 순조롭게 마치면 유예금액만 1조5043억원에 달한다.

현대상선이 대주주였던 현대증권 매각대금 1조2427억원은 오는 9월 입금 예정이었으나 현대상선의 사정을 감안해 6월초 인수자인 KB금융지주가 입금 예정이다. 이에앞서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 지분매각으로 8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바 있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1조5043억원의 빚은 탕감받거나 납입일자를 연기받았고, 현금은 1조3000억원정도 유입된 상황이다.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숨통이 열렸다.

이제 최우선 과제는 해운동맹 가입으로 압축됐다.

다음달 2일 기준 전 세계 해운동맹 G6는 서울에서 연례 회의를 개최한다. 현대상선은 이번 회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해외 해운업체들과 접촉하면서 내년 출범 예정인 제3동맹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할 예정이다.

업계 에서는 “현대상선이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지만 불과 몇주 전처럼 부도를 걱정해야할 상황은 넘겼다”며 “해운동맹 가입만 성사된다면 내년에는 흑자경영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대상선에 우호적인 움직임들은 주가로 연결됐다.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현대상선 주가는 이날 13.56%오른 1만8000원에 마쳤다. 주가로만 보면 2013년수준을 회복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