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2.12 14:05

'유기견 단체 지원 계획' 문구 하루 만에 삭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견 삽화가 담긴 달력.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견 삽화가 담긴 달력.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견의 삽화가 담긴 달력 판매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해당 달력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달력 판매 프로젝트는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가 '유기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이다.

지난 9일 친민주당계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에는 '문프(문 전 대통령) 달력 취소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12일 현재 1만8000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공감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40여개 달렸다.

해당 달력의 삽화가로 알려진 트위터 닉네임 페블깨비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 지지자라는 이유다.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경쟁하면서 지지자 간에도 갈등이 심화된 상태다.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도 '아 진짜 똥파리 달력 보니 열받네요', '문 전 대통령 달력 취소하자'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들에는 각각 공감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20여개, 60여개 달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대표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똥파리'라는 멸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쟤들은 달력 팔이 한 돈을 자금삼아 또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 여사 악마화와 조롱에 쓸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비방하는 무리들한테 단 한 푼이라도 주면 안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아울러 "아버지(문재인)고 딸(문다혜)이고 이제 조용히 지내시라"며 "누구보다 문프 지지했는데 별로 잊혀지고 싶지 않은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게재된 해당 프로젝트를 알리며 "(풍산개) 송강이, 곰이 보내면서 마음 고생이 많았지만 (이 프로젝트로)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북한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들을 국가에 반납해 파양 논란이 일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과 강아지의 삽화가 담긴 내년도 달력을 판매하는 '당신과 함께라면' 프로젝트에는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8891만여원이 모였다. 당초 목표 금액인 200만 원의 44배를 넘겼으며 후원자는 총 3229명이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 삽화가 담긴 달력 제작 프로젝트 펀딩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당초 펀딩의 주요 목적이었던 '유기견 단체 지원 계획' 문구가 하루 만에 삭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펀딩은 지난 8일 '프로젝트 다다'(이하 다다)가 크라우드 펀딩 온라인 플랫폼 ‘텀블벅’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다다는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평온하고 담담하고 따뜻한 일상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이 프로젝트에 담았다. 그 마음을 유기 동물을 보듬고 보살필 수 있게 유기견 단체에 보낸다. 수익금 일부는 유기견 보호단체인 '꼬순내 지킴이'와 '유기견 없는 도시' 두 곳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구는 펀딩 시작 하루만(지난 9일)에 삭제됐다. 대신 "펀딩 첫날 기재한 기부 계획은 텀블벅 규정 위반(기부금 모음이나 홍보 목적일 경우)으로 삭제 조치되었음을 알린다"로 바뀌었다. 실제 '텀블벅 심사 기준'에 따르면 "다른 곳에 후원금을 기부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금하는 프로젝트는 개설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와디즈 등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기부 목적 펀딩이 가능하지만, 텀블벅은 "텀블벅의 기본 취지는 창조적인 시도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는 규정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과거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과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 사건'을 싸잡아서 비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그(문 전 대통령)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는 프로젝트 소개글 일부를 언급하면서 "진정 (문 전 대통령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지 묻고 싶다. 도대체 고(故) 이대준씨의 생명보다 먼저인 것이 무엇이었는지, 살아있는 모든 것들 안에 왜 '곰이'와 '송강'이는 빠져 있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