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의 내년도 예산안을 거부하며 '서민 감세', '국민 감세'를 내세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말로만 서민 감세라지만 눈가리고 아웅이고 포퓰리즘과 다를 게 없다"고 질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들 정권 때 세금폭탄으로 세금을 잔뜩 올려놓고 조금 깎아주는 걸 서민 감세, 국민 감세라 하는 건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고 고쳐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는 '흥부전'에서 흥부가 부러진 제비의 다리를 치료해줘서 이후 복을 받게된 것을 알게된 그의 형 놀부가 아무렇지도 않은 제비의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린 후 상처를 치료해주겠다고 설쳐댄 것에 비유한 주 원내대표의 언급이다. 결국, 민주당의 서민 감세라는 것의 실체가 놀부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정권이 바뀌었다. 5년 내내 민주당의 경제·조세·재정 정책이 모두 실패했다"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료 2.8% 인상 등 모두 올려놓은 것을 정상으로 돌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문재인 정권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 123만명에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폭탄을 터트렸다"며 "법인세, 종부세를 낮추고 금융투자소득세를 유예하자는 걸 일일이 많은 의석 수로 발목 잡으면서 첫해부터 정부가 일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슈퍼 대기업 감세'라고 주장하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면 민주당 대표실에 걸어놓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법인세를 1%, 2% 낮춘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 "자신들이 정체성을 잇고 있다는 대통령들이 법인세를 낮추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에 법인세를 3% 올려놓고 그대로 가져가는 게 당의 정체성인가"라며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힐난했다.

특히 "우리나라 법인세율 평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3.8%나 높고, 우리나라와 인접한 대만, 싱가포르보다 5%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정통성이라고 볼 수 있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에 법인세를 인하했음을 고리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더해 여타 OECD 국가의 사례를 봐도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높으므로 인하하는 게 마땅하다는 논리도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법인세가 낮아지면 그 이익은 법인 주식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 주주들과 개미들, 종업원에게 돌아가지 재벌 한두 사람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며 "전날 한국개발연구원(KDI) 새 원장도 법인세가 내려가면 서민들이 혜택을 본다는 실증적 결과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민주당은 제발 옳지 않은 당 정체성을 고집하며 법인세율을 연계하지 말고 최고 조세 전문가이자 자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법인세율을 3% 낮추고 2년 뒤에 시행하자는 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