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2.14 17:40

정진석 "거참,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정치 근육 키우긴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진=김경수 전 지사 블로그 캡처)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진=김경수 전 지사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대통령실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최근 '연말 특별사면과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4일 오후 브리핑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에 입각해 국민 여론과 상식에 부합하게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또 "아직 사면의 기준이나 원칙, 대상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지사는 앞서 전날 부인 김정순씨를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자필 '가석방 불원서'에서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부인 김씨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 구색 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김 전 지사의 뜻을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사면하더라도 내년 5월까지인 잔여 형기를 면제하는 데 그치고 정계 복귀의 길을 터주는 '복권'은 해주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 대통령실이 나름의 해답을 내놓은 것으로 읽혀진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김 전 지사 측이 복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정치 보복' 피해자임을 자처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낸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실제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전 지사를 겨냥해 "거참,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정치 근육 키우긴가"라는 글을 올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면장우피'(面張牛皮·얼굴에 쇠가죽을 발랐다), 죄를 짓고도 큰소리치는 민주당 출신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여론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김 전 지사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며 "양심수 코스프레는 그 자체로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다. 지금이라도 죄를 지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자숙하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그것을 희석시키면서 자신이 투사이며 야권의 정통 적자이면서 또한 강직하기까지 하다는 이미지를 지지자들에게 심어주려는 셈법일 것"이라며 "결국은 어서 빨리 복권해달라고 요구하는 셈"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 부분까지 직접 코멘트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8일께 연말 특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유력한 가운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나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야 정치인이 함께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사면이 확정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여태 나온 얘기는 전부 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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