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12.19 11:40
LG디스플레이의 97형 OLED 패널.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OLED로 주력 제품을 변경하면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트렌드의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특히 화질과 크기 경쟁을 넘어 OLED 특성을 활용한 특화 제품까지 속속 출시해 주목된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미래 신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대형 투명 OLED는 2019년 55인치 투명 OLED를 첫 상용화한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 중이다.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매년 두 배씩 증가해 향후 10년 내 1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는 전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가 올해 1000억원대에서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명 OLED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투명 쇼윈도'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AR(증강현실) 기술 접목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5월 오픈한 경기 성남시 판교 소재 '랩 오브 파리바게뜨'에는 투명 OLED 38대로 간판, 스마트 매대, 아트월 등을 설치했다. 

지난 2020년부터는 중국 베이징, 심천, 푸저우 등 주요 도시의 지하철과 일본 JR동일본 관광열차에 객실 창문용 투명 OLED를 공급했다. 또 올해 초 CES 2022에서는 두산밥캣이 조종석 전면 유리 대신 터치식 투명 OLED를 탑재한 미니 전기굴착기 'E35e', 현대중공업 자회사 아비커스가 자율주행 보트 운전석 앞 유리에 투명 OLED를 적용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모빌리티 콘셉트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시장은 '게이밍'이다. 글로벌 게이밍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에서 OLED를 접목하면 더 나은 사용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원할 때 자유롭게 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벤더블(Bendable) OLED를 포함한 고성능의 게이밍 특화 OLED 패널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철도용 투명 OLED 매표소 솔루션.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철도용 투명 OLED 매표소 솔루션.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중수소와 개인화 알고리즘 적용…2세대 OLED 시대 열어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을 본격 양산한 것은 10여 년 전인 2013년이다. 경기도 파주 공장에서 세계 최초 55형 풀HD급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이래 OLED TV 시장을 개척해왔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수천만 개의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기존 LCD가 구현하기 어려운 완벽한 블랙과 풍부한 색 표현력, 현존 TV 중 가장 빠른 응답 속도를 갖춘 디스플레이다. 특히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는 만큼  부품 수 절감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최소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세대 OLED TV 패널’을 발표하며 OLED 기술의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를 30% 높이고, 자연의 색은 보다 정교하게 재현하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완벽한 블랙을 표현해 더욱 몰입감 있는 화면을 제공한다.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구조로 약 6000개의 수소 중 1개만이 중수소일 정도로 자연계에 극소량 존재하는 물질이다. LG디스플레이가 첫 적용한 중수소는 유기발광 소자 속 수소 원소를 보다 강력하고 안정된 구조의 ‘중수소’로 바꿔 전기 자극과 내열에 더 강하고 더 밝은 빛을 낸다.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은 영상의 디테일과 색을 더욱 세밀하게 표현한다. 알고리즘이 사용자 개개인의 시청 패턴에 따라 '레드·그린·블루' 각 소자 별 사용량을 예측하고, 최적의 에너지를 투입 후 소자의 밝기 제어와 성능 강화를 통해 더 완벽한 콘텐츠를 전달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디지털아트전 '루미너스'에서 관람객들이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커브드 OLED 패널 4대를 상하좌우로 이어붙여 만든 '보이지 않는 혁신'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지난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디지털아트전 '루미너스'에서 관람객들이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커브드 OLED 패널 4대를 상하좌우로 이어붙여 만든 '보이지 않는 혁신'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42~97형까지…월 17만장 생산능력 확보

LG디스플레이는 화질의 진화 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10년 전 첫 양산 당시 55인치 한 종류에 불과했지만, 생산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제는 42인치에서부터 48인치, 55인치, 65인치, 77인치, 83인치, 88인치, 그리고 가장 큰 97인치까지 중형과 초대형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특히 42형의 경우 TV가 아닌 모니터 시장까지 공략하며 시장의 폭을 더욱 넓히는 모습이다.

해상도 역시 풀HD급에서 UHD로 진화 시켰으며, 2019년에는 시장에서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65인치 8K 제품까지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생산 능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8.5세대 OLED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17만장 규모로 후발 주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OLED TV 패널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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