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12.21 13:51

"생산설비 정상화·철강 수요처 적정재고 비축·조달처 다변화 필요"

지난 15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지난 15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 9월 북상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포스코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지원 등으로 생산시설이 빠르게 복구되고 있지만 완전한 정상화 시점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특히 철강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전체 산업에 최대 2조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간한 '철강 생산 차질의 경제적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지역 철강산업의 경우 9월 이후 생산과 수출 등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최근까지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침수 발생 후에는 철강제품 수급 불안 우려 등으로 스테인리스와 열연 등 주요 철강재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산업연관표 등을 통해 포항제철소 공급망을 살펴보면 조선, 자동차, 일부 건설자재의 포항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지역본부가 산업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철강수급 차질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아직까지는 철강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출물량 조절, 광양 대체생산, 수입대체 등으로 대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포항제철소 복구가 지연될 경우 LNG선과 전기차 생산에서 각각 특수강과 전기강판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철강재 공급 충격이 전방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공급유도모형을 통해 추정한 결과 생산시설의 완전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에 5000억~7000억원, 산업 전체로는 1조5000억~2조4000억원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열연·냉연을 사용해 2차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산업이 5000억~7000억원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포항 지역과의 관련성이 높은 전방산업 중에서는 자동차(3000억~5000억원), 건설(1000억~2000억원), 조선(300억~500억원) 순으로 파급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산업(3000억~4000억원)에서도 파급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지난 15일 포항제철소 제2열연 공장이 조기 재가동되면서 산업별 파급 영향은 추정 범위의 하단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고서는 "철강재는 산업의 핵심 중간재라는 점에서 포항지역 철강 생산의 완전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연관산업 생산과 철강재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생산 차질 장기화는, 특히 포항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용 전기강판, 조선용 특수강을 중심으로 연관산업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양제철소 등에서의 대체생산 지속은 각 생산라인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으므로 기존에 형성된 포항제철소의 공급망을 완전히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수출물량의 내수 전환이 계속되면 우리나라 총수출의 4.1%(2021년 기준)를 차지하는 철강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며 "철강생산 차질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 정상화 노력과 함께 주요 철강수요처의 적정재고 비축, 조달처 다변화 등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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