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12.23 16:50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르면 내년 1월 말에는 지긋지긋한 마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외에 이어 실내 마스크 의무까지 해제될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대중교통에서는 의무착용이 유지되는 만큼 완전한 마스크 '프리'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3일 "이번 7차 유행의 환자 발생 추세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되고 위중증·사망자 추세도 감소세에 진입하면서 의료대응 역량이 안정되게 유지될 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단계 의무 조정은 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 획득 등 네 가지 지표 중 두 가지 이상이 충족될 때 중대본 논의를 거쳐 시행하게 된다. 

1단계 조정 시에는 원칙적으로 실외에 이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자발적으로 착용하도록 권고로 전환한다. 권고라고 하지만 사실상 '해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고위험군 보호 등을 위해서 의료기관, 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과 대중교통 수단 내에서는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하게 된다.

2단계 조정 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 일부 실내 공간에 대해서도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필요한 상황 등에서만 착용을 권고하는 방역수칙 생활화로 전환하게 된다. 완전한 마스크 '프리'인 셈이다. 2단계 의무 조정은 현재 '심각' 단계인 코로나 위기 단계가 '경계' 또는 '주의'로 하향되거나 현재 2급 감염병인 법정감염병 등급이 4급 감염병으로 하향될 경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1단계 해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르면 1월 말 정도로 기대된다. 이번 설날이 마스크를 쓰는 마지막 명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는 1월 중 완만한 정점에 이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후 2주 정도 관찰하면서 감소세를 확인하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설 연휴 이후인 1월 말 정도에 이르면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1단계 해제 시에도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여지가 생겼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지금도 카페에 들어갈 때 마스크를 착용할 뿐이지 자리에 앉으면 내리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재 마스크는 휴대전화와 비유하면 잠금해제 정도의 기능만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대부분 국가는 마스크 없이 다닌 지 오래다. 지난해 6월에는 코로나로 미뤄진 '유로 2020'가 유럽 11개국에서 열렸다. 유럽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장에 들어와 응원하고 있었다. 우리는 올해 9월 말에야 야구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 콘서트장이나 야구장과 같은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카페에서는 써야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당장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도 노마스크로 이뤄졌다. 확진자 증가에 대한 방역당국의 부담은 일견 이해 가능하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의 효용성은 의문이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은 3년째 계속된 코로나에 '자율방역'을 알아서 실천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의무는 지난 5월 2일 완화된 뒤 9월 26일에는 완전 해제됐다. 그렇지만 지금 거리를 걷는 행인들을 살펴보면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알아서 쓰고 다니는 것이다. 

물론 우려는 남아 있다. 겨울을 맞아 재유행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만6953명 발생했다. 주간 확진자는 12월 첫째 주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에 12월 둘째 주에는 약 10% 정도 늘었다. 이에 방역당국도 당장 해제를 못하고 상황을 살펴서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도 실내 마스크 의무를 완화되면 일시적으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다른 나라들이 2년 전에 이미 지나갔던 길이라고 생각하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험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는 지난해부터 '위드 코로나'를 야심차게 떠들었지만 결국 마스크조차 해제하지 못한 채  2023년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3년간 '방역' 공부는 충분히 했다. 방역당국은 그간 해오던 것처럼 방역에 나서고 국민들은 스스로를 지키면서 일상을 살아가면 된다. 이제는 과도한 염려를 떨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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