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6.28 17:33

코스피, 기관 순매수로 강보합 유지...환율 상승시 외인 추가 순매도에 대비해야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등 양대 주식시장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이틀연속 상승하며 순항 중이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 외국인 매매동향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

증시전문가들은 현 시점을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 상승추세 전환이라기 보다는 폭풍전야의 고요한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영국인들의 브렉시트 선택 후, 24일부터 28일까지 3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만 총 75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올 들어 가장 큰 액수인 3686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2일 연속 강보합세를 유지한 것은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3거래일동안 725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기관의 일자별 순매수 추이를 보면 지난 24일 1570억원, 27일 4146억원, 28일 1542억원에 달한다. 이날 순매수 폭이 현격하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순매도 폭은 늘어나고 있는데, 기관 순매수 폭은 전일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기관 순매수세가 약해질 경우, 지수 하락을 방어할 마땅한 방편은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순매도 지속될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해 국내 증시에 들어와있는 영국계 자금이탈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다만 브렉시트조치로 인해 원화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브렉시트 이전 예상했던 영국계 자금 회수는 현실화 되지 않았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변동에 따라 환차익 매물은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에 들어와있는 영국계 자금이 총 외국인투자금액의 15%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꽤 큰 비중이지만, 지난 24일이후 영국계 자금이탈이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에서만 외국인이 7545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한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매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달러당 1200원 대비해야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원 내린(원화강세) 1171.3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추경예산 등 총 20조원 이상 통화량을 증가시킨다는 데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달러당 원화환율은 약 3.3% 상승(원화약세)했었다. 이날 원화 강세는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발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기부양정책이 현실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브렉시트이후 달러와 엔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기간이 앞으로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00억원대 돌파는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과 증시에서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있겠지만 외국인자금이탈 등이 지속될 경우 원화 약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브렉시트이후 파운드, 유로가 약세로 전환될 경우 달러당 원화는 1200원 초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막연한 공포보다 무서운 것은 막연한 기대' 

환율이 약세로 추세전환할 경우 예전 사례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외국인 자금이탈이 4조원대까지는 계속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7000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상당기간 외국인의 매도우위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200원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할 때 과거사례와 비교해보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4조원 이상될 수 있다"며 "코스피 단기 저점역시 1,800∼1,850 구간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관 순매수로 지수는 1930선에 올라서기는 했으나 외국인 순매도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기관역시 매수 우위가 시들해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지수하락은 어느정도 받아들여야 할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때 막연한 공포에 휩싸여서는 안되지만, 막연한 기대감을 가져서도 안된다”며 “이제 뚜껑이 열린 브렉시트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자금이 충분히 움직이지 않은 상황인만큼 시장에 지나친 기대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밤 크게 떨어진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동향도 이번 주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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