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5.11.03 15:26

주화 훼손은 불법 …신형 동전 구형으로만 바꾸다 '덜미'

▲ 경찰이 압수한 10원짜리 동전 46만여개. 187개의 자루 안에는 각각 2500개의 동전이 들어있다.(사진제공=경기분당경찰서)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구리 등을 추출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6개월간 600만개의 동전을 수집해 2억원 가량의 수익을 취했다.

한국은행법은 주화를 훼손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3일 융해공장 업주 이모(57)씨와 동전 중간수집책 이모(53)씨 등 2명을 한국은행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동전 수집책 이모(50)씨와 융해공장 직원 최모(51)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올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전국 은행을 돌며 수집한 10원짜리 동전 600만개(24톤)을 녹여 구리를 추출한 뒤 되팔아 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구형 10원짜리 동전은 지름 22.86㎜, 무게 4.06g으로, 구리(65%)와 아연(35%)으로 합금 제조됐다. 화폐로서의 가치는 10원이지만, 녹여서 금속으로 팔 경우 2.5배에 달하는 25원 가량의 가치가 있다.

융해공장 업주 이씨는 중간수집책 이씨가 모아온 동전을 녹여 구리 상태로 관련 업계에 팔거나 수도계량기용 부품 등으로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간수집책 이씨는 수집책 이씨가 전국 은행을 돌며 모아 온 10원짜리 동전을 1.5배가량 웃돈을 주고 매입했으며, 30%의 이득을 남기고 공장업주 이씨에게 판매해왔다.

공장업주 이씨는 중간수집책으로부터 공급받은 동전을 녹여 70%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구형 10원짜리 동전 100만원 어치가 250만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고 볼 때 수집책 이씨는 100만원을 구형 동전으로 바꿔 중간수집책에 넘기면서 50만원을 벌었으며, 중간수집책 이씨는 30만원, 공장주 이씨는 70만원을 챙긴 셈이다.

공장업주 이씨 등 이번에 검거된 일당 가운데 5명은 지난해에도 같은 범죄로 경찰에 검거돼 처벌 받았지만, 처벌 수위가 낮아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공장업주 이씨의 경우 지난해 범죄에서 징역 4월형을 선고받는데 그쳤으며, 2013년 같은 범죄로 검거됐을 땐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올해 7월 한 은행 관계자로부터 "누군가 신형 동전은 입금하고, 구형 동전만 수집해갔다"는 제보를 접수, 수사에 착수해 이씨 일당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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