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12.30 09:36

12월 물가 상승률 5.0%, 5개월째 '5%대' 흐름… "내년 초 '설 민생안정대책' 발표"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12월 소비자물가가 5.0% 상승하면서 5%대 고물가 흐름이 5개월째 이어졌다. 이에 우리나라의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했다.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5%를 넘긴 수치다. 정부는 높은 물가 수준이 당분간 이어지다가 둔화하면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간 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8(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11월(5.0%)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3월(4.1%)과 4월(4.8%)에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과 7월(6.3%) 6%대로 올라섰다.

이후 석유류 가격 안정세 영향으로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까지 5개월간 5%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 자체는 지속 둔화 중이다.

국민들의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도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2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5.0%,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8%로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율의 경우 지난 7월(4.7%) 정점을 찍은 뒤 4% 초반에서 움직이다가 12월에는 3%대로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3.9%) 이후 처음이다. 향후 물가 둔화를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물가 정점이 지난 7월에 지난 것으로 판단되면서 내년 물가 오름세는 올해보다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1월의 경우 여전히 불안 요인이 남아있다. 각종 제품의 연초 가격 조정, 이른 설 연휴를 앞둔 성수품 수요 확대 등 물가 상방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이에 정부도 다음 주 초 성수품 중심 물가 안정과 겨울철 취약계층 생계부담 경감을 목표로 하는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로 전년보다 5.1% 상승했다. 정부는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불안과 공급망 차질 등이 나타나면서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며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도 유례없는 고물가 상황 아래 연간 5.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까지 국제 에너지·곡물 가격의 급등 영향으로 국내 석유류·식품 물가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심화되다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가격 안정되며 물가 둔화 흐름으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6.7%, 서비스는 3.7% 각각 올랐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축산물(6.0%), 농산물(2.4%), 수산물(3.4%) 등이 모두 올라 3.8%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석유류(22.2%), 가공식품(7.8%), 내구재(3.1%), 기타 공업제품(4.0%), 섬유제품(3.2%) 등을 중심으로 6.9%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 도시가스 등의 가격 인상으로 12.6% 상승했다. 서비스 가운데 집세는 1.9%, 공공서비스는 0.8%, 개인서비스는 5.4% 각각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09.39로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5.4%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6.03으로 4.1%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5.03으로 3.6% 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2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서비스 물가압력 둔화 등이 결부되면서 둔화 흐름을 지속했지만 신년 초 제품가격 조정, 설 명절 성수품 수요 집중 등 물가 불안 요소는 여전히 잠재돼 있다"며 "설 민생안정대책을 1월에 발표하는 등 물가안정 기조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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