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1.03 11:10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 주요 그룹 총수 33명 중 28명의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주식평가액만 18조원에 달한다. 1년 새 30%가량 감소한 셈이다. 주식재산이 10조원을 넘긴 그룹 총수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명이었지만, 연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만 남았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지난해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그룹의 총수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비상장사를 통해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현황까지 포함했다. 다만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지냔해 초(1월 3일)와 연말(12월 29일) 종가 기준이다. 우선주도 조사 범위에 포함해 계산했다.

조사 결과 33개 그룹 총수의 지난해 초 주식평가액은 64조6325억원이었지만, 연말에는 45조9191억원으로 29%(18조7134억원)가량 줄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조사 대상에 포함된 33개 그룹 중 주식평가액이 조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해진 네이버 CIO 등 5명이다.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는 김범수 창업자다. 김 창업자는 5910만주가 넘는 카카오 지분을 직접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주식재산은 5조6557억원 수준으로, 연초(12조2269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53.7%(6조5700억원) 급감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초 14조1866억 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연말에 가서는 11조6735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1년 새 2조5100억 원(17.7%↓) 이상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특히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9월 말에는 10조8842억원 수준까지 내려갔으나, 12월 말에 11조원대를 회복했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초 10조1864억원에서 연말 8조110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방준혁 이사회 의장(1조 3900억원↓)과 이해진 CIO(1조 2160억원↓) 역시 지난해 각각 52.6%, 52.8% 주식재산이 줄었다. 

이 밖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3조6662억→2조7711억원), 최태원 SK 회장(3조3162억→2조454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3조1125억→2조 4519억원)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식 평가액이 쪼그라들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33명 그룹 총수 중 80% 이상의 주식재산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5명의 총수는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지난해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이다. 김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초 2116억원에서 연말 3371억원으로 59.3% 상승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에 급등한 덕이다. 이 밖에 이순형 세아 회장, 장현진 영풍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지난해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재산 1조원이 넘는 총수는 11명으로 연초 대비 1명 줄었다. 

주식재산 10조원을 넘긴 총수는 지난해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총 세 명이었으나, 연말에는 이 회장만 홀로 남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지난해에는 그룹 총수들도 주식평가액 하락이라는 혹한기를 피해가지 못했다"며 "그룹 총수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지분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미와 기관 투자자 중에는 주식을 급하게 처분해 현금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는 주식으로 인한 손실 폭이 큰 한 해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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