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전다윗 기자] "퍼펙트 스톰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단기적 비용 감축이 아니라 불황의 장기화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의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밝혔다.

조 사장은 간담회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이상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가 됐다”며 “다만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는 늘 있어 왔으며, 기회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하드웨어(HW)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플랫폼,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논-하드웨어(Non-HW)'로 확대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확보하고 있는 자원을 연결해 HW와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와 솔루션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조 사장은 “기존 사업은 사업 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넘어…플랫폼·콘텐츠·솔루션 강화 나선다

우선 전 세계 1억8000만대 이상의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독자 운영체제 webOS를 앞세운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더욱 고도화한다. 광고 기반 무료방송 서비스 LG 채널 등을 앞세운 webOS 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보다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맞춤형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LG 피트니스(홈트레이닝), LG 아트랩(NFT 아트 플랫폼) 등의 콘텐츠·서비스는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webOS 플랫폼의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재작년 초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는 지난해 영국, 그리스 법인을 신설하며 독자 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 솔루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webOS 생태계 확장을 위해 재작년부터 외부 업체에 webOS를 공급하고 있는데, 현재 300개 이상의 TV 브랜드가 webOS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핵심 소프트웨어(SW) 강화, 미래기술 준비 등 지난 10년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전장 사업에서 사업본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SW 기반 차세대 IVI(In Vehicle Infotainment)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이 양산에 들어가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미래 핵심기술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LG 노바(NOVA)는 북미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미래기술 유망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는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Amwell)과 공동 개발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최근 북미에 선보였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중·장기 관점에서 핵심기술을 확보하며 외부와의 협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 CTO의 선행 R&D를 가속화하는 한편, SW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인력 육성은 물론이고 국내·외 대학 계약학과 및 타깃랩을 운영하며 우수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고객경험 강화로 주력 사업 한계 돌파, 고객 중심 성과 창출

LG전자는 지난해 제품 구매 이후에도 SW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업(UP) 가전을' 론칭해 업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업 가전은 올해부터 북미를 시작으로 해외 주요 시장에도 본격 확대한다.

새해부터는 미니멀리즘 가전 콘셉트를 새롭게 선보이며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워시타워, 크래프트아이스 얼음정수기냉장고, 스타일러 등 베스트&온리(Best & Only) 제품을 앞세우는 프리미엄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 동시에 볼륨존에 해당하는 라인업도 대폭 강화하며 가성비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대응, 가전 1위의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누적 출하량 1500만대를 돌파한 올레드 TV 시장의 경우, 올해는 더 진화한 '올레드 에보(OLED evo)'를 필두로 업계 최다 라인업에 무선 AV 솔루션, 투명, 벤더블, 롤러블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한다. 탑재되는 webOS는 ▲전원을 켜고 끌 때에 홈 화면 중심으로 UX·UI를 구성하는 '퍼스트 스크린' ▲시청·사용이력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개인화' ▲다양한 디바이스간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을 제공하는 'CDX(Cross Device eXperience)' 등의 관점에서 진화시킬 방침이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디지털전환’ 관점에서 CX-DX 가속화로 실행력을 높이는 한편, 고객 중심의 성과 창출을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데이터를 ▲고객경험을 기획하는 ‘트리거(Trigger)’ ▲고객경험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고객경험을 모니터링하는 ‘트랙커(Tracker)’ 등으로 폭넓게 활용한다. 무드업 냉장고, 42형 올레드 TV 등 기존에 없던 제품들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개발돼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디지털전환 도입을 가속화하며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가전 생산의 중심축인 LG스마트파크에 디지털트윈, AI, 빅데이터 등에 기반한 지능형 공정시스템을 갖춰 생산성을 약 20% 향상시키고 불량률을 대폭 낮췄다. 원자재 구매, SCM, 서비스 등에서도 DX 적용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세대를 초월해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 고유 가치와 매력을 갖춘 브랜드를 정립하기 위한 혁신을 계속한다. 금성오락실, 씽큐 방탈출카페 등 Z세대(Gen-Z)와 소통할 수 있는 체험 공간과 그램, 틔운, 스탠바이미 등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커뮤니티 또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