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이후 석 달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에 2022년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4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 급증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폭 축소로 인해 1년 전보다 578억7000만달러 급감했다.

11월 상품수지는 1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14억8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에 그쳤다. 11월 수출은 523억2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2.3% 줄었으나 수입은 538억8000만달러로 0.6% 늘었다.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은 감소하면서 상품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1~11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15억5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60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기간 수출은 6329억6000만달러로 7.7%, 수입은 6214억1000만달러로 20.5% 각각 늘었다. 수출 증가세에 비해 수입 증가세가 강하면서 흑자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전년 대비 올해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 축소폭의 거의 대부분이 상품수지 흑자 감소에 기인한다.

상품수지는 당분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수지의 상품 수출입은 국제수지매뉴얼의 소유권 변동원칙에 따라 국내 및 해외에서 이뤄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모든 수출입거래를 계상하고 있어 국내에서 통관 신고된 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통관기준 수출입(무역수지)과는 차이가 있다.

일단 통관기준 수출은 12월에도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550억달러로 1년 전보다 9.5%(-57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입은 597억달러로 2.4%(-14억8000만달러) 줄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감소하면서 12월 무역수지는 4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무역수지는 9개월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 규모는 472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였던 1997년(-206억달러)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상품수지 적자에 더해 서비스수지도 적자를 기록했다. 11월 서비스수지는 3억4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1~11월 서비스수지는 6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나 1년 전(-28억7000만달러)보다는 개선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는 11월 중 4억8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운송수지는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28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나 흑자폭은 축소되고 있다. 건설수지도 4억7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반면 가공서비스 수지는 4억2000만달러, 여행수지는 7억8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는 3억5000만달러 적자, 지식재산권사용료는 4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외에도 본원소득수지는 14억3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시현했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1월 경상수지 특징에 대해 "본원소득수지가 흑자흐름을 지속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IT업황 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원유 등 에너지류 위주로 수입 증가세 지속되면서 상품수지가 적자를 보였다"며 "서비스수지도 운송수지 약화 등으로 적자가 확대되면서 경상수지는 3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18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32억4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5억5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40억8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4억9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4억7000만달러 늘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9억8000만달러 감소했고 부채는 1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16억4000만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