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1.10 14:31

"대통령께 심려 끼쳐드려"…당권 도전 여부 질문에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나경원 부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나경원 부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으므로 사의를 표명합니다"라며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고 연합뉴스가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놓은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사의 표명과 별개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이철규 의원과 만난 나 전 의원은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정치권에서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를 표명한 것 자체가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나 전 의원이 이른바 '제2의 유승민의 길' 내지는 '제2의 이준석의 길'을 가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잖다. 

이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혼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면 대출 원금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거론한 것과 관계가 있다.

나 전 의원은 당시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출산시 대출 원금 탕감 정책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 유승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이던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말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선 직전부터 지난해에 걸쳐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맞섰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사한 길을 걸으려는 시발점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즉, 나 전 의원이 '자기정치'를 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는 나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은 곧바로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 하고 있다"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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