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1.11 12:00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경제·경영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어둡고 혼란스러울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 저성장 국면, 새로운 수출 환경 등이 겹쳐 기존의 방식과 전략이 통하지 않는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5명의 경제·경영 전문가(대학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를 대상으로 '2023년 경제 키워드 및 기업 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는 '토끼굴에 빠진’(Down the rabbit hole)' 경제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심연',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의 단어를 꼽아 토끼굴에 빠진 것과 같이 우리 경제가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드러냈다. 토끼굴에 빠진다는 표현은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차용했다. 소설에서 앨리스가 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 토끼굴에 들어가며 이상한 나라로 떨어졌듯, 혼란과 미궁으로 빠져드는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실제로 설문에 응한 전문가의 76.2%는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을 1.25% 수준으로 1.5%~2.0% 구간에 있는 주요 기관 전망치를 밑돌았다.

올해 소비 및 투자 전망에 대해서도 '작년과 유사'하거나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 90.5%, 96.4%에 달했다. 수출에 대해서는 78.6%가 작년과 유사 또는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경제 분야 리스크로는 '고금리 상황(24.5%)'과 '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이 가장 많이 꼽혔다. 뒤이어 '수출 둔화·무역 적자 장기화(16.8%)', '내수경기 침체(15%)', '지정학 리스크(13.8%)'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44.1%의 전문가가 '잘함'이라고 응답했다. '못함'이란 응답이 41.7%, '매우 못함'이란 응답이 8.3%로 뒤를 이었다. 매우 잘했다는 의견은 5.9%를 차지했다. 등급으로는 'B(29.8%)'로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암중모색(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음)', '중력이산(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산도 옮길 수 있음)', '경제와 사회의 회복 탄력성' 등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대처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주요 경제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동시에 노동·규제·교육 등 주요 개혁 과제에 대해 성과를 만들어 가야 하는 해"라며 "결국 관건은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다. 협치를 통해 주요 정책들을 신속하게 수립·집행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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