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1.13 11:45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사진=홍준표 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사진=홍준표 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술서에서 '(과거에) 홍준표도 그랬다'는 취지로 자신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건은 그렇게 안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시장은 12일 대선 후보 시절부터 운영해온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의 게시글에서 댓글로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의 검찰 진술서를 다룬 최근 중앙일보 기사를 언급하면서 한 누리꾼이 전날 '이재명이 또 시장님을 걸고 넘어졌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에 대한 반응이다.

홍 시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당신도 제3자 뇌물죄를 저지르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이른바 물귀신 작전을 전개해봤자 이번에는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한 셈이다. 이 대표가 '홍 시장의 사례에 빗대 자신이 죄가 없다는 논거로 사용하려는 취지'에 대해 미리 쐐기를 박아둔 것으로 읽혀진다. 

앞서 중앙일보는 이 대표가 검찰 진술서의 '정당하고 필요한 업무 항목'에서 "자치단체장들은 관내 기업·단체·기관·독지가들을 상대로 기부나 후원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며 "(과거) 경남FC를 보유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관내기업들에 후원(무상)을 요청해 수많은 기업에서 수억원씩 후원을 받아 이를 홍보했다고 주장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FC 구단주이던 홍 시장도 관내 기업이 구단에 후원하도록 했는데, 왜 자기만 문제를 삼느냐는 취지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운영해온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지난 11일 게시글에 달아놓은 답변. (사진='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운영해온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지난 11일 게시글에 달아놓은 답변. (사진='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언급이 나온 배경은 8년전 사건과 관계가 깊다. 이재명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이재명 대표는 당시 프로축구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오심 피해 주장과 연맹 비판으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당시 이 대표는 자기보다 더 심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들어 같은 시기 경남FC 구단주인 홍 시장(당시 경남도지사)의 징계도 요구했었다. 

그는 '더 심한 발언을 한 홍준표 지사를 징계하지 않았으니, 이재명 징계도 포기하라는 뜻에서 한 발언'이라고 나중에 해명했다. 

하지만, '구단주의 하소연을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연맹의 처사가 어처구니없다'며 이 대표는 자신을 두둔해준 홍 시장으로부터 '은혜를 원수로 갚는 다시는 상종하기는 힘든 분'이라는 날 선 비난을 거꾸로 얻어맞아야 했다.

홍 시장은 '청년의꿈'에서 "(이재명이) 나를 걸고 넘어져서 한 번 빠져나간 적 있다"고 답변했다. 이것은 결국 8년전 일을 소환하게 했다. 홍 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 해 '자신을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을 반복해봤자 이 대표가 이번에는 결코 성남FC사건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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