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경제 사절단으로 UAE 순방에 동행한 국내 기업인들과 만찬을 하며 "대한민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역량을 펼치고 뛸 수 있도록 업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고 했다"고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늘 기업에 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저도 공직에 있다는 생각보다는 기업 영업부서나 기획부서의 직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이 모든 외교의 중점을 비즈니스 외교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비즈니스 외교의 최선봉에 서서 대한민국 국익 증진을 위해 영업사원처럼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전날 300억달러(약 37조2600억원) 투자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 "(무함마드 대통령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하는 한국 기업을 언급했다"며 "경제인 여러분께서 일궈낸 성과"라고 치하했다.

이어 UAE의 탄소제로 도시인 '마스다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를 거론하며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에 여러분이 창출한 성과들은 새로운 중동 붐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정부와 기업은 한 몸이고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외교의 초점을 경제에 두겠다"며 "어렵거나 불합리한 일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해달라. 여러분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고 모든 국민이 잘 사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공무원들을 상대하실 때 '갑질이다' 싶은 사안은 제게 직접 전화해달라"며 "여기 우리 용산에도 알려주시면 저희가 즉각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행사에 앞서 기업인 13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했다.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함께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장들이 함께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UAE는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협력 사례를 기반으로 핵연료, 소형원자로(SMR) 기술 개발뿐 아니라 제3국 공동진출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원전 협력 모델을 세계에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여러분은 양국 경제협력의 중추이고 혁신을 이끄는 주역"이라며 "슈크란 자질란"이라고 말했다. 슈크란 자질란은 '대단히 감사하다'는 뜻의 아랍어다.

포럼에서는 한국과 UAE 기업 등이 총 61억 달러(약 7조5500억원) 상당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 24건을 체결했다. 전날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에 이은 경제 외교 성과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에 총 48건의 MOU와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을 포함해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 임석 하에 체결된 MOU 13건, 개별적으로 체결된 MOU 11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