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1.25 10:04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마이크 폼페이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마이크 폼페이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신이 중국으로부터 안전하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날 발간한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에서 2018년 3월 30일 첫 방북길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대화한 상황을 묘사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화 중 "중국 공산당은 늘 미국에 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 위원장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신나서 손으로 탁자를 치면서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쳤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며,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와 신장처럼 다룰 수 있도록 미군이 철수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 대화를 근거로 폼페이오 전 장관은 한반도에 미국의 미사일과 지상군 전력을 강화해도 북한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를 포기해도 정권과 목숨을 잃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와 달리 북한 정권이 생존할 수 있으며 번영할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협상을 타결하면 미국 마이애미의 해변으로 초청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쿠바산 여송연을 피울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나는 이미 카스트로 일가와 훌륭한 관계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와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한 김 위원장은 45분마다 '중요한 전화'를 받기 위해 대화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 전화는 애연가인 김 위원장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였다고 폼페이오 전 장관은 전했다.

그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선 "내가 만난 가장 고약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위원장은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폼페이오 전 장관과 악수하면서 "우리는 지난 50년간 풀을 뜯어 먹었고, 앞으로 50년을 더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폼페이오는 "점심이 기대된다. 난 풀을 쪄먹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응수했다고 적었다.

또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의 회담장에 들어서자마자 김 위원장이 통굽 신발을 신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의 키보다 약 30㎝ 정도 작은 게 눈에 들어왔다며 "5피트 5인치(약 165㎝) 정도의 김 위원장은 단 한 치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폼페이오 전 장관은 북한으로 출발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데니스 로드먼(전 미국프로농구 스타)과 김정은에 관해 이야기해봤나"라고 물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드먼에게 전화해봐. 그는 나를 사랑하고 김정은을 잘 안다"며 "다만 점심 전에 전화해야 해. 그 이후에는 보통 술이나 마약에 취해있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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