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1.28 08:30

IBK투자증권 "작년 12월 이어 인상폭 연속 축소된다면 금리 인상 정책 막바지…연내 '피벗' 가능성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Fed SNS)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Fed SNS)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월 31~2월 1일(현지시간) 양일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우리 시간으로는 2일 새벽 관련 성명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연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마지막' 인상일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멈추게 되면 2020년 8월부터 계속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 행진도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번 FOMC는 특히 더 주목을 받는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4.25~4.50%로 한은 기준금리(3.50%)와 상단에서 1.0%포인트 격차가 난다. 과거 한미 금리의 최대 역전 폭이 1.5%포인트였던 것을 고려할 때 이번 FOMC 결과가 '비둘기'적이라면 한은의 2월 '동결'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2월 동결 결정 이후 열린 7번의 연속된 회의에서 금리를 모두 올렸다. 5번의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과 2번의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이 기간 인상폭은 2.25%에 달했다. 

시장이 한은의 최종 금리 수준을 3.5~3.7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금리 인상기의 종료시점은 다가온 셈이다. 지난 13일 0.25%포인트 인상 결정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2명이 동결을 지지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인상이 결정됐다.     

이번 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상 이후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 명분은 '물가'만 남게 된다. 일단 물가는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고 하락 중이다. 물론 여전히 5%대로 높은 수준이나 미국에서도 물가 둔화가 관찰된 만큼 향후 물가 방어를 위한 인상 명분은 퇴색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국내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감소 전환하면서 2022년 4분기 우리 경제는 0.4% 역성장했다. 10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올해도 연간 성장률을 1%대를 겨우 기대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세계 경제성장률이 일제히 저조한 가운데 한국 경제도 마이너스 성장에 동참했다"며 "올해 1분기에는 다시 플러스 회복이 기대되나 상반기 미국, 유럽의 경기침체가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 회복세가 부진하면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1% 초반대로 하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미 2월 발표 예정인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을 예고한 상태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그사이 지표를 보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해외기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ING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0.6%로 제시했고 노무라증권은 -0.6%로 전망했다.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둔화를 넘어 침체가 우려되는 경제 상황은 한은의 금리 결정에도 큰 부담이다. 특히 이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 "미국이 페이스를 조절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금리 결정은 국내 상황을 우선으로 하겠다. 기본적으로는 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만큼 올해 통화정책 결정의 경우 '경기' 상황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섣부를 수 있다. 이 총재가 "물가가 확실히 중장기적으로 정책목표 수준으로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는 시기상조"라며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종 금리 수준을 두고한 '전제가 바뀌면 의견도 바뀔 수 있다'는 발언을 고려하면 경기가 더 어려워지고 미국 내 상황이 바뀌면 '인하'도 마냥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번 미 연준의 통화정책결정은 금융시장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사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12월 0.5%p 인상에 이어 추가적인 금리인상 폭 조정이 이뤄질지도 주목해야겠지만 금리 인상 종료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이를 대외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있는 통화정책 회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인상 폭 확률을 보면 이번 결정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거의 100% 반영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연히 0.25%포인트로 인상 폭이 줄어들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투자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인상 폭의 연속적인 축소는 금리 인상 정책이 막바지 단계로 들어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고 더 나아가 연내 '피벗'(정책 전환)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 힘을 얻어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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