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1.30 12:30

"잠재성장률 지속 하락…기술혁신·경제체질 개선으로 생산 효율성 강화해야"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장기 생산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생산효율성을 높이려면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과 더불어 구조조정 및 규제 개선 등 경제 체질 개선을 병행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생산성 변화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 투입을 통한 양적 성장이 한계점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팬데믹 위기 이후 높아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생산성 등 경제의 기초체력을 약화시켜 장기 저성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동안 발생한 경제사회 구조 변화는 위기 이후의 생산성 경로를 변화시키면서 경제주체들의 성장 잠재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팬데믹 충격은 우리나라 생산성의 단기변동 및 장기추세, 부문 간 격차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근로시간 기준)은 팬데믹 직후 빠르게 개선되다가 정체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단기생산성은 팬데믹 직후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으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불안정한 대외여건, 산업 간 재배분효과 소멸, 불황의 청산 효과 부재 등이 작용하면서 생산성 장기추세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팬데믹 충격은 산업의 디지털집약 수준에 따라 서비스업 내 생산성 격차를 확대했다. 디지털 집약부문은 팬데믹 기간동안 노동투입량의 회복 없이도 생산능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높은 노동생산성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구조조정 지연 및 상흔효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위기 이후 예상되는 구조변화는 생산과정 전반의 효율성 변동과 기술혁신 경로를 통해 생산성 장기 추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우리나라는 장기 생산성 변동요인인 생산효율성과 기술혁신 모두 주요국 수준을 하회하는 상황에서 특히 생산효율성이 주요국 평균 수준에 크게 미달하는 것로 나타났다.

2019년 우리나라의 생산효율성 수준은 미국 대비 59.9%로 OECD 회원국(73.2%)뿐만 아니라 경제 규모가 유사한 국가들(1인당 명목 GDP 3만~5만달러)의 평균치(70.8%)보다도 낮았다.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생산성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과 함께 구조조정 및 규제 개선 등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혁신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점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기술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경제환경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미래 변화에 맞게 기업구조를 재편하고 신규 사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회생가능성이 낮은 만성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경제 변화를 반영한 규제 개선을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등,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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