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1.30 16:25

신년 기자간담회…"전장연 사회적 약자 아냐, TBS 새 대표 내달 초순께 발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오세훈 인스타그램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오세훈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획재정부가 협조할 경우 최대 400원으로 예정된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하철 탑승 시위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해선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며 향후에도 강경 태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30일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서울의 시정 방향과 주요 현안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조정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기재부가 입장을 바꾸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 시장이 기재부의 결단이 없이는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를 조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셈이다. 

서울시는 이르면 올해 4월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300∼400원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노인 무임승차 등으로 인해 계속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8년 만에 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지난해 여야가 합의해 PSO(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 지원)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재부가 끝까지 반대했다"며 "기재부가 생각을 바꿔 올해 중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다면 인상 폭을 조절할 수 있다"고 기재부에 책임을 지웠다.

여러 차례 협의와 갈등 끝에 다음 달 2일 만나기로 한 전장연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하철 운행이 지연돼 불가예측적인 손해와 손실을 보는 시민이 사회적 약자"라며 "지하철 지연을 수반하는 시위는 더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장연은 탈시설 예산을 원하는 만큼 정부가 편성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시위를 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그동안 10년 정도 탈시설 예산을 충분히 반영해 왔다"며 "이번 시위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할 것"이라고 별렀다.

오 시장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부동산 가격에 대해선 더 내려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그는 "우리나라는 주거비용이 지나치게 높고, 높은 부동산 가격은 양극화 해소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든 잡아야 하고 낮을수록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착륙하게 되면 경제에 주름살이 생길 요소가 많으니 이 정부 아래서 안정적인 하락세를 지속해 문재인 정부 초기, 100번 양보해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문재인 정부 초기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시 차원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서 추진하는 토지임대부 분양 등 새로운 유형의 주거를 공급해 전 계층이 부동산에 관해서는 갈증이 없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마포구와 주민 간 갈등이 심한 마포소각장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엔 "교착상태가 아니다"라며 "주민설명회도 처음에는 갈등이 있었지만 잘 진행되고 있고, (마포구 상암동 인근) 고양시와의 관계도 별도로 설명회를 개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필요한 만큼 설명할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TBS 신임 대표 선임에 대해선 "다음 달 초순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TBS의 본래 존재 이유인 교통 정보 제공의 비중은 점점 작아지는 게 분명한 현실"이라며 "그 대안으로 교육방송, 교양방송, 평생교육방송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오 시장의 구상이 '교육'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게 드러난 만큼 향후 TBS는 '교육 중심의 방송'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새롭게 경영진이 구성되면 미래비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시작될 것"이라며 "교통방송으로만 남을지, 아니면 사회에 유용한 방송이 될지는 새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에게 달렸다"고 여지를 남겼다.

TBS에서 '뉴스공장'을 진행했던 김어준씨에 대해서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에서 특정 정당, 특정 정파를 옹호하는 데 전파를 쓰느라 애 많이 썼고 수고했다"고 비꼬았다. 오 시장이 김씨를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과는 "당 대표 불출마 선언 후 통화했다"며 "이전에 나 전 의원과 만났을 때 '이번엔 (당 대표 출마를) 쉬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이 그(불출마) 선택을 하고 나서 나한테 전화했길래 '현명하게 잘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에 대해선 "국민 전체로부터, 특히 수도권에서 사랑받을 사람이 되면 바람직하겠다. 치열한 경쟁이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끝으로 "올해는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향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원년"이라며 "민생 한파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탄탄히 다진 분야별 정책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하면서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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