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1.31 15:00

김현지 "다른 사람 하드 50개 이미 교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현지 씨. (사진=뉴데일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현지 씨. (사진=뉴데일리)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현지 보좌관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를 따라 경기도청을 떠나던 무렵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배소현씨에게 '업무용 컴퓨터 파일 삭제'를 지시한 음성 녹취가 확인됐다. 

녹취에서 김 보좌관은 '파일을 삭제한 다음에는 아예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계획'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그로부터 6개월 뒤, 경찰이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도청을 압수수색했지만, 김 보좌관과 배씨 등 관련자들의 PC는 확보하지 못했다.

31일 조선닷컴이 입수한 녹취의 대화는 지난 2021년 10월 26일 이뤄졌다.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경기지사직에서 사퇴한 바로 다음날이다.

녹취에 따르면, 김 보좌관은 당시 경기도 총무과 소속 별정직 5급 공무원이었던 배소현씨에게 "파일이나 이런 거 없앨 거만 싹 없애요"라고 말했다. 도청 사무실에 있는 배씨의 업무용 컴퓨터 속 파일을 삭제하라는 뜻이다.

이어 김 보좌관은 배씨가 일단 파일을 지우면 자신이 알아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외장하드를 주문해서 해야 되니까. 나중에 10만원씩 내면 돼. 우리가 사 가지고 알아서 해줄게요. 뭔지 알겠죠?"라며 "파일만 지우면 제가 아예 하드를 교체시킬게요. 어떤 컴퓨터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돼"라고 했다.

관청의 정상적인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는 각 부서 관리비로 진행된다. 하지만 그해 경기도청 예산 집행 내역에는 이 같은 하드디스크 교체 비용은 나와있지 않았다. 관청이 예산으로 구매한 PC는 공용물품이므로 고장이 나지 않는 한 교체해선 안 되고 외부 반출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김 보좌관은 경기도청에서 나간 다른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이미 교체됐다는 말도 한다. 그해 10월 10일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도청에서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히던 정무직 라인은 줄줄이 이재명 캠프에서 일하게 됐다. 그 당시 김 보좌관이 가장 늦게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된 대화에서 김 보좌관은 "나간 사람들이 하도 엉망진창으로 해놔가지고 아예 하드를 사가서 다 교체를 해야 했을 거야. 한 50개 했나봐"라고 했다.

31일 해당 녹취록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을 운영 중인 백광현씨는 금주 내로 김 보좌관을 공용물 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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