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05 09:46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사진=도시가스공사 페이스북 캡처)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사진=도시가스공사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달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30% 넘게 상승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은 1월 전기, 가스·기타 연료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7% 올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처럼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전기료는 1년 전보다 29.5% 상승했다.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오르며 작년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최고치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작년 10∼12월과 같은 34.0%였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며 물가도 오르고 있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5·7·10월에 각각 인상됐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등유는 1년 전보다 37.7% 상승했다. 지난달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것을 고려하면 서민의 실제 연료비 물가 부담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작년 7월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를 정점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먹거리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지난달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오르며 전월(5.2%) 대비 큰 상승폭을 보였다. 한 달 사이에 1.7% 늘었는데, 이는 2021년 2월(2.2%) 이후 가장 크게 오른 수치다. 이상 한파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가공식품의 값까지 오른 게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8% 오르며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은 결과를 보였는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기여도가 0.27%포인트로 지출 목적별 12개 부문 가운데 가장 컸다.

앞으로 필수 생계비로 꼽히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이 예고돼 있어 체감 물가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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