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07 09:43

"우리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근본적으로 의심"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당 선관위에 당대표 후보자 등록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김기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당 선관위에 당대표 후보자 등록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김기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의 이념적 정체성에 대해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안 의원의 과거 발언에 대해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나.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이냐. 사드배치, 국익에 해를 끼쳤느냐"며 "햇볕정책 계승, 아직도 소신이냐. 독재자 등소평이 롤모델이 맞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는 안철수 후보의 과거 발언을 보면 그가 과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진 공개 질의에서 안 의원의 과거 발언을 토대로 그의 정체성에 대해 성토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는 2012년 대선 운동 당시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느냐'라고 발언했다. 그렇지만 최근 제주도에서 발각된 한길회 간첩단 사건 등 문재인 정권이 숨겨왔던 간첩단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어 "안 후보는 2016년 국가 전복을 꾀한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특별 가석방된 신영복의 빈소를 찾아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께서 너무 일찍 저의 곁을 떠나셨다', '선생님이 하신 말씀들 후대까지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고 애석해 했다. 안 후보는 지금도 공산주의 대부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안 후보는 한때 '사드 배치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 그 입장을 번복했지만 그 과정과 명분이 석연치 않다"며 "사드 배치와 관련한 안 후보의 솔직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마디로 체제 문제에 대한 안 의원의 좌편향적 인식과 발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보수지지층의 표심을 김 의원에게로 견인하려는 전술로 읽혀진다. 

계속해서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해 더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 소신에 변화가 없는지 국민과 당원 앞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였던 안철수 후보는 2016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중국의 독재자 덩샤오핑을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국가 지도자의 전범으로 제시했다"며 "안 후보는 천안문 항쟁을 탄압하고 민중 학살을 자행한 덩샤오핑이 지금도 자신의 롤모델인지 밝혀달라"고 했다.

이는 과거 민주당 정부의 대표적 정책이었던 이른바 '햇볕정책'에 대해 그것을 승계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이므로 근본적으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고 오히려 야당인 민주당과 어울린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물음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의 사회주의 독재의 상징이었던 천안문 학살에 대한 안 의원의 생각을 물음으로써 친중적인 대외정책을 펼치겠느냐는 정치적 공세로 해석된다. 

끝으로 김 의원은 "안철수 후보는 모호한 과거 언행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정치인의 소신과 양심을 판 시류 편승적 행태를 보인 것인지, 지금도 그런 소신에 변함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 앞에 솔직하게 밝혀주기를 촉구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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